외국인 슬슬 지갑 닫나…벌써 보름째 6만전자

김인경 기자I 2023.08.18 17:18:20

전 거래일보다 0.60% 내린 6만6300원 마감
6거래일 연속 내리며 12거래일째 '6만원대'
중국 리스크 속 반도체 수출 부진 우려
"AI 수혜주, 4분기부터 상승" 기대감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가 연일 6만원대에서 허덕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리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코스피 전반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식은 것 뿐, 삼성전자의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60%) 내린 6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2일(종가 기준, 6만9900원) 7만원선을 내준 후 12거래일 연속 6만원에 갇혀있다.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405억원 사들이는데 그쳤다. 지난달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8536억원)의 16.5% 수준이다.

이달 들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싹트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도 식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3조 6761억위안(약 675조 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4.5%)를 크게 밑돈 수치다. 게다가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3.7%로 전월(4.45%)과 시장 전망치(4.5%)에 못 미쳤다. 이 상황에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까지 가세하고 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출처:마켓포인트]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애초 6.4%에서 4.8%로 낮춰 잡았다. 바클레이즈(4.9%→4.5%), 미즈호(5.5%→5.0%) 역시 하향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경기 둔화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로도 이어진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액(7398억달러)과 총수출액(3575억달러)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20.9%, 19.6%에 달했다.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1∼7월 수출액(250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5%(112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6만300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감산 발표 당시의 주가 6만3000~6만5000원 수준이 단기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 감산 당시의 코스피를 고려할 경,우 코스피는 대략 2400 중후반(2460~2550) 부근이 단기 저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HBM을 바탕으로 상승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이란 얘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턴키(Turn Key·일괄생산) 생산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라며 “향후 2년간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 측면을 고려할 때 신규 고객 확대의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1개월간 AI 메모리 공급 우려에 9% 하락했다”면서도 “4분기부터 AI 메모리 공급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AI 수혜주 부각에 따른 견조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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