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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경력의 하위직 경찰관’이라 소개한 민관기 직협회장은 삭발에 앞서 “1991년 내무부에서 경찰청 외청으로 독립하면서 경찰은 과거를 속죄하고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지금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인해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경찰은 고위직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도 처지가 다르기에 인사에 매우 취약하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경찰은 자연스럽게 정권 눈치를 보게 되고, 개별 수사에도 정권 입김이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직협 측은 성명서를 통해 경찰국 신설 대신 경찰 견제 강화안으로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제시했다.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직협회장은 “경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를 위해 행안부 소속 국가경찰위원회를 독자적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위상을 강화해달라”며 “자치경찰제를 이원화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야합을 막아내고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여 수사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속히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직협 측은 오는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전국 단위 경찰서 직협 회장 등이 매일 3명씩 릴레이로 삭발식에 참여하고, 민 회장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에 견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 등 통제 강화 구상을 밝혔다. 경찰국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고, 8월 말께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경찰국 신설은) 행안부가 경찰을 장악하려는 게 아니다”며 “굉장히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여러분(경찰)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직협을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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