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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직원 9명 체포…美 기업으로 확대된 '反이스라엘' 시위

이소현 기자I 2024.04.18 14:32:38

이스라엘 정부와 아마존 계약 철회 요구
구글 시위 참여 직원 28명 해고 조치
빅테크·언론 등 美 내 ‘반 이스라엘’ 목소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이스라엘과의 거래에 불만을 제기하는 빅테크 기업 노동자들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속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기업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있는 구글 클라우드 사무실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든 반대 시위대가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구글 직원 총 9명이 사내에서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구글 직원 일부가 구글과 이스라엘 정부가 맺은 계약에 반대해 전날 동부 뉴욕과 서부 실리콘밸리에 있는 사무실에서 약 8시간가량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포스트가 공유한 동영상에는 뉴욕 경찰들이 구글 사무실에 들어와 시위대에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직원들이 거부하자 경찰들은 뒤로 돌아서서 손을 올리라고 요구했고 결국 시위를 이어간 직원들은 체포됐다.

이번 시위에 나선 구글 일부 직원들은 2021년 이스라엘 정부와 체결한 ‘프로젝트 님바스(Project Nimbas)’ 계약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기 위해 아마존과 체결한 12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에서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구글의 서비스가 이러한 전투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격렬한 시위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이 서비스가 이스라엘군에 제공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내 ‘반(反) 이스라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구글은 해당 서비스 범위에 이스라엘군이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지난 12일 타임지는 이스라엘 국방부가 일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구글 직원 중 한명인 젤다 몬테스 유튜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WP에 “구글이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이 기술을 판매하고 직원들에게는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구글은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의 사내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으며, 여러 차례 퇴거 요청을 거부하자 사무실 안전을 위해 법집행 기관을 투입해 이들을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구글은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에 대해 이날 개별 조사를 통해 직원 28명에 대한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베일리 톰슨 구글 대변인은 “다른 직원의 업무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시설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명백한 정책 위반이며, 회사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스라엘 주재 구글 최고경영진의 연설 도중 기립해 항의한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금문교를 몇시간 동안 막아 교통 통행이 제한 된 모습(사진=AFP)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을 놓고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 뿐아니라 미 언론 내에서도 내부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일부 기자들이 하마스의 성폭력 관련 기사를 ‘지나치게 친(親) 이스라엘적’이라고 비판하며 경영진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는 과열되고 있다.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시위로 인해 일시적으로 폐쇄됐으며, 시카고에서도 주요 도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자택 앞에서는 시위대가 천막을 치고 밤새 고성을 내지르고, 집으로 들어가는 차를 향해 가짜 피를 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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