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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채용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1월, 4월, 9월,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금운용본부 정원을 채우기 위한 모집 공고를 냈다. 하지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국민연금 운용직은 정원인 380명에 크게 못 미치는 311명 수준이다.
국부펀드 KIC는 올해만 벌써 2월, 3월, 5월 세 차례 모집공고를 냈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주식, 채권, 인프라, 책임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총 두 번 채용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KIC 역시 국민연금과 비슷하게 운용인력 이탈이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생한 퇴직자 절반 이상이 투자운용 부문이었고 특히 최근 들어서는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이 아닌 대체투자 부문에 인력 이탈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민간 영역과 비교해 낮은 편인 급여 수준이 인력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연금과 KIC를 포함해 대부분 기관에서 대체투자 자산을 늘려가는 추세여서 우수한 운용 인력이 공공 성격이 있는 국민연금이나 KIC에서 시장보다 낮은 보수를 받고 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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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수급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자산 규모는 증가하고 있어 정원이 늘어나는 것도 이들이 여러 차례 채용공고를 내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역대급 채용공고에 나선 배경으로 ‘기금이 성장한 만큼 필요한 인력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KIC는 지원 허들을 낮추거나 수시 채용에 나서는 방식으로 인력 수급난에 대응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임운용역 채용 자격요건 가운데 투자 실무 경력 요건을 없애 실제 투자 경력이 없더라도 지원할 수 있게 했고, KIC는 올해 필요인력을 적시에 채용하기 위해 수시채용 방식으로 선회했다.
KIC 관계자는 “더 좋은 인력을 뽑기 위해서 채용 프로세스를 정비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처럼 정기적으로 공고를 내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이 낫다고 판단해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