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수역 폭행’ 여성이 남성 손 치며 시작…대화 내용은 녹음안돼"

신중섭 기자I 2018.11.16 11:23:31

경찰 "주점 내 CCTV통해 여성이 먼저 남성의 손을 치는 행위 확인"
"CCTV에 음성 녹음 안돼 대화내용은 파악불가"
"당사자 휴대폰 동영상 제출받아 추가 조사"

16일 오전 10시 기준 이수역 폭행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동참자가 34만 명을 넘어섰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남·녀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이수역 폭행’ 사건은 여성이 말다툼을 벌이던 상대 남성의 손을 치면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사건이 발생한 주점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점 업주 등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일행이 말다툼을 벌이던 중 여성 1명이 남성 측 테이블로 다가가 가방을 들고 있던 남성 1명의 손을 쳤다. 이에 다른 남성이 해당 여성의 모자챙을 쳤다.

이후 여성도 남성일행 중 다른 1명의 모자를 치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양측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고 남성 일행이 나가려 하자 여성 일행이 이를 제지하며 따라나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주점 내 CCTV에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서 당사자들이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휴대전화 동영상과 CCTV 화면을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오전 4시쯤 A(21)씨 등 남성 일행 3명과 B(23)씨 등 여성 일행 2명은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 일행들은 여성 일행으로부터 목 부위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B씨 일행 중 1명도 남성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머리를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 일행 중 1명은 현재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 외 4명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이후 목격자 조사와 CCTV 확인 후 당사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하고 귀가시켰다.

이후 남성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와주세요.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 여성은 “(남성 일행이)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얼굴은 왜 그러냐’ 등의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다”며 “언니가 이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는 도중 한 남성이 언니를 발로 차면서 언니가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이수역 폭행사건 페미니스트 욕설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 속에 등장한 두 여성은 술을 마시면서 상대편과 언쟁을 벌이며 남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몇 시간 후 여성 일행이 촬영한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계단에서 ‘밀지말라’며 소리치는 여성의 팔목을 잡고 있는 모습과 남성이 여성을 밀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수역 폭행에 연루된 남성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글이 게시돼 현재 34만여 명이 동참했다.

14일 오후 ‘이수역 폭행’사건의 당사자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사진=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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