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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들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일주일간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간호사들은 “모든 전문가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예고하는데 여전히 숙련된 간호사 인력은 부족하며 병원마다 감염병 세부지침이 다른 실정”이라며 “교육과 공공병상 수도 코로나19 이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의료진 개개인의 희생으로 막아왔지만 현장 간호사들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두 번은 막지 못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한 달간 코로나19 파견 근무를 한 중환자실 간호사 김수련씨는 간호사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증언했다.
김씨는 “인력이 모자랐고, 안전하지 않았고, 장시간 많은 일을 해야 했다”며 “기존에도 간호 인력은 부족했기 때문에 정부가 요청해도 전국 병원들은 간호사를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에서 간호사의 일상은 매일 열악함을 견디는 과정이기 때문에 많은 간호사가 지쳐 떠난다”며 “우린 열악함 속에 방치되지만 존중받지 못하고, 지금도 우리에게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우리나라 병상 수는 OECD 평균의 2.6배가 넘는 세계 2위이지만 공공의료기관 수는 꼴찌인 10%에 불과하다”며 “고가장비 보유율도 높지만 간호인력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투입될 때 안전장구를 착용해야하는 것처럼 의료인도 보호장구를 갖춰야 한다. 부족하지 않도록 수급대책을 마련해달라”며 “환자안전의 핵심은 의료인력이기에 보건 인력을 늘려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국장은 “정부는 1차, 2차, 3차 추경발표를 하면서도 아직도 공공병원을 늘리려고 노력하지 않고 공공의료를 확충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당장 의료인력이 없는데 원격의료나 제약회사에 힘쓸 때냐”고 비판했다.
간호사들이 요구하는 5가지 안은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 설립 등이다.
이날 이들은 ‘덕분에 챌린지’를 진행하는 대신 현장 의료인력의 요구를 들어달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한 뒤 청와대에 요구 서한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