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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女 투신한 울산 모텔 주인…"고인 말리지 못해 후회"

김민정 기자I 2021.08.26 14:27:2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울산의 한 20대 여성이 남자친구를 흉기로 찌르고 모텔 건물에서 투신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여성이 몸을 던졌던 해당 모텔 주인이 “고인을 말리지 못해 후회된다”고 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26일 울산대학교 온라인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얼마 전 사고가 일어난 모텔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먼저 삼가 고인이 되신 두 분의 명복을 빈다”며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게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며 “코로나19로 하루하루 힘든 와중에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아무래도 동네 장사다 보니 안 좋은 소문이 돌아 매출이 반의 반토막이 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고인이 안절부절못하며 들어왔을 때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봤는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왜 말리지 못했을까 후회된다”며 “사고현장을 발견하자마자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노력했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었다”고 자책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일과 관련해 혐오성 발언을 하며 다투는 유튜브와 각종 SNS의 댓글을 보니 정신이 아득해졌다”며 “고인의 마지막을 직접 겪은 저로서 죽음 앞에 젠더갈등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더불어 작성자는 “사건 발생 후 며칠 간 가게 주차장과 사고 현장을 기웃거리며 웃고 떠들면서 고인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심지어 손님인 척 들어와 여기가 거기냐고 묻고 그냥 나가버리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일을 그저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여기지 말아달라. 2015년에 오픈한 뒤 열심히 일궈온 가게고, 이번 사건으로 모텔과 관련된 나쁜 시선이나 선입견은 거둬 달라”며 “고인이 떠난 자리에 막걸리 한 통 부어주고 저도 술 한 잔 마신 상태다. 뜬눈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푹 쉬고 기운차려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을 맞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한편 지난 22일 오후 8시 45분께 울산대학교 앞에서 20대 여성 A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인 20대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후 A씨는 10여 분 뒤 300m 정도 떨어진 모텔 건물 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으며, 남자친구 B씨 역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숨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두 사람은 연인관계로 추정된다”며 “여성이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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