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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형·정동채 vs 범 KT...KT 회장 구도 변화(종합)

김현아 기자I 2019.11.14 11:36:31

정통부 출신들 노 전 장관 지지
문화계·전라도계가 지지하는 정 전 장관
고민 깊어지는 KT지배구조위..이달 말께 1차 후보군 정해질 듯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KT 새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노준형(66)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정동채(70)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각각 헤드헌팅사 추천과 공모에 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전·현직 KT 임원들 중심으로 흘러갔던 회장 선임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은 14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헤드헌팅에서 추천받아 냈다”고 했고, 정동채 전 장관은 “직접 공모에 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장관 모두 KT 회장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노 전 장관은 ‘어떤 KT를 위해서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아직)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고, 정 전 장관도 “전부 지원서에 그런 이야기를 써냈는데 지금 심사하는데 밖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통부 출신들 노 전 장관 지지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이데일리DB)
노 전 장관과 정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각각 정보통신부 장관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노 전 장관은 경제기획원에서 1994년 정통부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 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7년 8월 장관으로 공직을 떠났다. 이후 서울과기대 총장을 거쳐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했다. 경희대 국문학과를 나온 정 전 장관은 신군부 집권기인 1980년 해직 기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거쳐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 김대중 이사장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5·16·17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 전 장관은 옛 정보통신부와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현직 공무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성품이 온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누구보다 KT를 잘 이끌 분”이라고 했다.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문화계·전라도계가 지지하는 정 전 장관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손꼽히는 친문인사다. 총리 후보나 비서실장 후보로 세평에 오른 것은 물론 고삼석 전 방통위원 등 문화·미디어계 지지를 받고 있고, 광주 출신이라 전라도 출신 인사들과도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 KT 새 회장 선임전에 장관을 지낸, 무게감 있는 인사가 지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37명의 후보자들(외부공모·헤드헌팅 추천 30명, 내부 CEO 프로그램을 통과한 7명)의 1차 심사를 맡는 KT지배구조위원회와 사실상 회장 후보 선임을 하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께 1차 후보군 정해질 듯

지난 5일 마감된 KT 회장 공모는 황창규 회장 선임 때보다 적은 인원이 공모에 응했다. 황 회장 선임 당시에는 40~50명이 직접 응모나 헤드헌팅사 추천으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30명에 그쳤다. KT 안팎에서는 예전과 달리 청와대가 KT 회장 선임에 직접 개입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고,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에 인프라 역할을 하는 KT의 CEO는 KT에 이해도가 있는 전·현직 임원이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나 진대제·유영환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응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영환 전 장관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아서 안냈다”고 말했다.

KT 전·현직 임원 중 이번에 공모에 응했거나 내부 CEO 프로그램에 응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임헌문 전 KTMass 총괄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KT IT기획실장), 이상훈 전 ETRI 원장(전 기업사업부문장), 박헌용 전 KT그룹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서정수 전 KTH 사장,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장 등과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 오성목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사장급들과 이문환 BC 카드 사장,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유태열 사장 KT스포츠 사장(부사장급) 등이다. KT지배구조위는 이달 말 께 1차 후보군을 정해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8명의 사외이사 전원과 1명의 사내이사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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