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씨 父 "'친구라고 착각했던' A 조문 거절…피 거꾸로 솟아"

공지유 기자I 2021.05.04 12:01:23

부친 "A씨, 새벽 작은아버지와 조문…예의 아냐"
"주검 발견됐을 때 사죄했어야…이미 늦었다"
손씨 유족, 경찰 수사 지적…검찰에 진정서 고려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가 실종되기 직전 함께 있던 A씨가 손씨의 장례식장에 조문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너무 늦었다”며 조문을 거절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손씨의 부친 손현씨는 4일 서울 서초구 한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A씨가 오늘 오전 1시 30분쯤 작은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는 “조문시간이 끝나고 자고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서 있길래 물어보니 ‘A씨의 작은아버지인데 (A씨가) 조문할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며 “직접 나가보지 않아 직접 A씨를 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어서 고민하다가 ‘너무 늦었으니 가라’고 했다”며 “아무 때나 와서 조문을 받아달란 것도 예의가 아니고, 아이 주검이 발견됐을 때도 아무 것도 안 하더니 방송 인터뷰에서 ‘조문도 안 온다’니까 그제서야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씨 아버지는 A씨를 손씨의 친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그는 “친구라면 주검이 발견됐을 때 와서 사죄했어야 한다. 친구가 아니라 ‘친구라고 착각한 사람’”이라며 “친구라고 착각한 우리 아들이 불쌍하다”고 잘라 말했다.

손씨 유족은 현재 변호사 선임을 검토 중이다. A씨 측은 아직 정식으로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며, 최면조사 때만 변호사를 대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또 경찰 수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손현씨는 “유족으로서 증거가 인멸될지도 모르는데 A씨에 대해 압수수색을 안 하는 부분 등 답답한 부분들이 있다”며 “경찰 수사를 지적해달라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할지 말지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헀다.

그는 “정치적으로 검·경수사권 분리 문제에 이용당하고 싶은 마음 없이 그저 아들에 대한 진실만 찾고 싶다”며 “(그런데) CCTV도 없고 증인도 없는 상황에서 (사건이 그냥 끝나버리는 걸) 막고만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도 손씨의 실종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서초경찰서는 3일 A씨가 소지하고 귀가한 손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경찰과 손씨 유족 측은 손씨가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A씨의 휴대전화를 수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씨가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인 25일 오전 6시 30분쯤 기지국과 연결이 끊긴 뒤 꺼졌다. 손씨 아버지에 따르면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구역을 나눠 금속탐지기로 수심이 얕은 곳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손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 A씨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했다. 친구는 “손씨가 보이지 않아 집에 간 줄 알고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손씨는 닷새 뒤인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장소 근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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