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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타이거일렉 이경섭 대표(사진)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타이거일렉은 반도체의 후공정 테스트 단계에 사용되는 PCB를 제조하는 업체다. 흔히 볼 수 있는 전자제품 안에 들어가 있는 PCB와는 다르게 반도체 검사용으로 활용되는 제품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타이거일렉의 PCB를 완제품 형태로 만드는 티에스이(131290)나 윌테크놀러지 등을 통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사용처에 공급된다.
타이거일렉의 주력 제품은 웨이퍼 검사에 사용되는 프로브 카드(Probe Card) PCB, 패키지 검사에 사용되는 로드 보드(Load Board) PCB·소켓(Soket) PCB·번 인 보드(Burn-in Board) PCB가 있다. 반도체 테스트용 PCB 시장에서 타이거일렉의 점유율은 29.64%로 업계 선두다. 회사 측은 경쟁사보다 적층 기술이나 도금 기술 등에서 1년 이상 앞서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타이거일렉이 생산하는 제품은 소모성 부품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수록 수혜를 입게 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타이거일렉은 사물인터넷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가 회사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반도체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19년까지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 변화와 반도체 제품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술이 집적된 고밀도·초고다층 PCB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방시장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반도체 시장 진출도 타이거일렉에겐 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등 다른 지역보다 중국이 납품에 유리하기 때문에 기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타이거일렉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하면 현재 30% 수준인 수출 비중이 2020년엔 7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타이거일렉은 지난해 매출액 25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8.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59.0% 상승한 33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67%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 중 33%는 모회사인 타이거일렉에서 발생했고 나머지는 3분의 2는 윌테크놀로지와 미국 트레다인 등 업체에서 발생했다.
타이거일렉은 오는 25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물량은 154만3000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6000~6900원이다. 이를 통해 들어올 약 90억원의 자금 중 대부분(55억원)을 장비구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경섭 대표는 “새로운 제작 장비의 구축은 PCB업체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라며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기술력에서 앞서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모청약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