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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벽' 넘어 만난 가족·연인…美 공항 눈물겨운 재회

김다솔 기자I 2021.11.09 14:39:20

美,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입국 제한 풀어
미국 전역 공항에서 재회의 포옹 이어져
여행업계 활기 되찾을 거란 전망도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자 뉴욕 전역의 공항에서 감격의 재회가 이어졌다. (사진= AFP)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입국을 허용하면서 미 전역의 공항에서 감격의 재회가 이어졌다.

8일(현지시간) 이른 오후 뉴욕 존에프케네디(JFK) 국제공항의 제1터미널 도착장은 풍선을 손에 든 사람들로 가득했다. 공항 곳곳 빛나는 네임카드들이 반짝임을 더해 도착장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 상봉 이어져

북적이는 인파 속 알파벳 ‘M’과 ‘I’가 적힌 헬륨 풍선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오스트발트(37)씨의 두 딸이 할머니인 에클레만(70)씨를 맞이하기 위해 ‘OMI’(독일어로 할머니)를 적은 풍선을 띄운 것이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나 에클레만씨가 공항에 도착하자, 오스트발트와 손녀들은 한달음에 달려가 부둥켜안았다. 오스트발트는 “(어머니는) 고립돼 있었다”며 “만약 여행 제한이 없었다면 내 딸들은 할머니를 더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곳 터미널 한 편에는 떨어진 풍선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한 강아지가 눈에 띄었다. 예진(36)씨는 반려견과 함께 독일 베를린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어머니 니푸 잉(64)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어머니를 만난 예진씨는 미국이 해외 여행객들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더 일찍 국경을 열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소회를 밝혔다.

와 니르밋 셸라트(오른쪽) (사진= NYT 캡처)


연인들 재회도 공항 메워

커플들의 재회도 이어졌다. 미국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는 니르밋 셸라트(31)씨는 뉴욕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여자친구를 찾고 있었다. 그의 여자친구 졸리 데이비트(30)씨가 고향인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머물게 되면서 두 사람은 지난 겨울 이후로 만나지 못했다. 공항 복도에서 서로를 발견한 두 사람은 손에 있던 캐리어를 뒤로 한 채 포옹을 나눴다.

“‘애플의 벽’이 깨졌어요.” 그동안 페이스타임이나 음성 통화로 외로움을 달래온 니르밋씨는 애플 기기를 통해서가 아닌 실제로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심경을 전했다.

워싱턴주의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육군 장교 벤 베넷(40)은 장미꽃과 성조기가 그려진 풍선을 들고 있었다. 그의 여자친구는 약 300명의 사람들과 함께 세관 앞에서 검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베넷은 “여자친구가 올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히드로공항에서 성조기 패턴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미국행 재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WSJ 캡처)


해외 공항도 미국행 탑승하려는 사람들로 북적

미국이 33개국에 입국 제한을 풀자, 세계 전역의 공항이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서는 성조기 패턴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미국행 재개를 축하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부터 백신접종 증명서와 3일이 지나지 않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한 해외 방문객은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치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행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대서양 연안의 국가들은 미국이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한 데 불만을 표시해왔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여름부터 백신 접종을 받은 미국인들의 여행을 허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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