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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미술관, 내년 제주에 생긴다

이윤정 기자I 2023.03.14 16:17:52

JW 메리어트 제주 내에 건립…내년 여름 개관
상설·기획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 운영
박서보 "미술관 만들어놓고 세상 떠나야겠다 생각"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92) 화백의 이름을 딴 ‘박서보 미술관’이 제주도에 건립된다.

기지재단은 14일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이하 JW 메리어트 제주)에서 박서보 미술관 기공식을 열었다.

박서보 미술관은 JW 메리어트 제주 부지에 대지면적 1만2137㎡, 건축면적 2407㎡(전시관 156.6㎡), 총 건축면적 1만1571㎡(전시관 900㎡) 규모로 세워진다. 지상 1층, 지하 2층 건물로 내년 여름 개관할 예정이다.

박서보 미술관 조감도(사진=연합뉴스).
미술관은 JW 메리어트 제주 내에 들어서지만, 투숙객이 아닌 사람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설계는 스페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가 맡았다. 제주도와 유사한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테네리페섬 출신인 메니스는 ‘섬 정체성’을 반영한 건축으로 잘 알려졌다. 그가 설계한 건물로는 폴란드 CKK 조단키 콘서트&컨벤션홀 등이 유명하다.

미술관은 2019년 박서보 화백이 설립한 비영리재단인 기지재단이 운영한다. 기지재단은 개관과 함께 상설·기획전시, 교육, 행사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새로 설립된 박서보장학재단과 함께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박서보 화백은 기공식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JW메리어트 제주에서 미술관 건립 제안을 받았을 때 무척 기뻤다”며 “커다란 미술관에 지지 않는 미술관을 만들어놓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유명하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올해 92살인 그는 “작업에 전념하며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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