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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사라지는 CDMA..SK텔레콤 2G 종료선언 이유는?

김현아 기자I 2019.02.21 10:55:01

'스피드011', '애니콜신화' 이끌었던 2G 역사속으로
대부분의 국가들 2G종료..2G주파수, 5G 활용방침
어르신이나 고3학생, 피해없을까…3G·LTE 폴더폰 있어
SKT, 2년동안 요금 70% 할인..LG유플러스는 미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이 다음 달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상용화되는 5G를 앞두고 2G서비스를 연내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2G는 1996년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디지털 휴대전화’를 말한다. 1980년대 첫 이동전화는 ‘카폰’ 형태로 300만 원이 넘었는데 아날로그 음성통화인 1세대(G)였다. 이를 국산화해서 ‘스피드 011’과 ‘애니콜’과 함께 제공하며 우리나라를 이동통신시스템·단말기 전량 수입국가에서 수출강국으로 탈바꿈시킨 게 2G, CDMA였다.

무선호출기(삐삐)가입자가 줄고 이동전화 가입자의 급격한 증가에는 브랜드 마케팅도 한 몫했다. SK텔레콤은 1997년 2월 이동전화 브랜드 ‘디지털011’을 ‘스피드011’로 변경했다. 하지만 2004년 1월 1일부터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사라졌다.
▲이동통신 세대별 특징
하지만, 2G 가입자는 2018년 말 현재 SK텔레콤 91만명, LG유플러스 70만명에 불과하다. KT는 2012년 1월 이미 2G를 종료했다. 주로 어르신이나 고3학생들이 쓰는데 새 단말기가 거의 없어 주로 받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SK텔레콤의 2G 주파수(800MHz 주파수)와 LG유플러스의 2G 주파수(1.8GHz주파수)에 대해 반환하라고 정한 시기는 2021년 6월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은 2G 고객을 대상으로 2년 동안 통신요금 70%를 깎아주는 프로모션 등을 통해 2G서비스 종료를 앞당기겠다고 선언했다.

◇2G 주파수 효율적으로 쓰겠다..5G활용 방침

2G 종료 배경에는 △국내 통신사중 2G,3G, 4G(LTE),5G까지 모두 운영하는 사업자는 SK텔레콤 밖에 없다는 점(KT는 3G, 4G,5G운영. LG유플러스는 2G,4G,5G운영)△글로벌 사업자들도 2G를 종료하는 마당에 가입자가 적은 2G주파수를 5G로 사용하는게 효율적이라는 점 △2G 장비가 노후화돼 있고 새 단말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같은 이유로 미국 AT&T(2017년1월), 일본 NTT도코모(2012년3월)소프트뱅크(2010년3월), 호주 텔스트라(2008년4월) 2G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대만의 모든 통신회사는 2017년 6월에 2G를, 2018년 12월에 3G를 종료했다. 미국 버라이즌은 2019년 12월, 일본 KDDI는 2022년 3월 3G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3개 세대 망을 운영하는데 반해 우리는 4개 망을 운영해왔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 위해 2G 종료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2G 서비스에 사용 중인 주파수를 LTE로 전환하면 기존 대비 6500배 이상의 트래픽을 추가 수용할 수 있어 국민 편익이 높아지고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현재 SK텔레콤 2G에서 발생하는 총 트래픽은 약 2TB로 LTE 전환 시 1만3000TB 이상의 추가 용량 수용이 가능하다.

◇어르신이나 고3학생, 피해없을까…3G·LTE 폴더폰도 있어

2G는 현재 어르신이나 고3학생이 주요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신규 단말기가 거의 없다보니 데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구형 단말기로 전화받는 용도로 주로 쓴다.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큰 문제는 없을까.

업계 관계자는 “3G·LTE에서도 폴더폰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알뜰폰에서도 주로 3G와 LTE를 팔아 왔기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2G에서 3G나 LTE로 바뀌면 2G에서 어려웠던 재난문자 미수신 문제도 해결되나, 장기적으로는 통신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SKT, 2년동안 요금 70% 할인..LG유플러스는 미정

일단 SK텔레콤은 2G에서 다른 세대 망으로 가려는 가입자에게 ①30만원의 단말 구매 지원금과 2년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②2년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할인 중 한 가지 혜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결합할인이나 각종 복지할인도 중복 적용되나, 단말지원금과 25%요금할인은 사라진다. 또, 3G 전환 시에는 현재 SK텔레콤이 판매 중인 3G 단말이 없는 관계로 ②번 혜택만 선택할 수 있다.

약정 없이 서비스를 전환하고 싶다면 ‘30만원의 단말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혜택 선택 후 LTE폰 4종 중 하나로 교체하면 된다.

이밖에▲2G 가입자가 서비스 전환 시 2G 요금제 7종에 대한 가입도 예외적으로 허용하며▲01X(011, 017 등) 번호 유지·표시 서비스도 2021년 6월까지 시행된다.

또 ▲기존에 보유 중이던 레인보우포인트를 계속 쓸 수 있고, 각종 결합할인 및 장기고객 혜택도 유지되며 ▲2G 가입자가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타사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4만원의 해지 지원금을 제공한다.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도 면제한다.

2G가입자가 70만명 정도 되는 LG유플러스는 아직 2G 전환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는 2G에 1.8GHz 주파수 20MHz폭을 쓰는데 SK텔레콤보다 5G주파수가 넉넉해 더 급하지는 않다. 2G 전환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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