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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덕에 의결권 수거도 성업…절반은 주주제안

권소현 기자I 2024.04.05 14:43:56

올해 8개사 의결권 수거 대행 맡은 로코모티브 분석
2023년 정기 주총 대비 '주주제안' 안건 2배 증가
경영권 분쟁·주주제안시 의결권 거부율 20%대로 상승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올해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의결권 대행을 맡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주주제안 안건에 대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활발해지면서 주총에 주주제안 안건이 부의되거나 표 대결에 오르는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의결권 수거 대행사 로코모티브의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 주총 의결권 대행 결과’ 분석에 따르면 주주제안과 관련한 의결권 대행 의뢰율은 8곳 중 4곳으로 지난 2023년 대비 2배 늘었다.

JB금융지주(얼라인파트너스 이사진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 분쟁)와 다올투자증권(2대주주 주주제안), 유비쿼스(소액주주 연대 주주제안 후 철회), 강스템바이오텍(소액주주 연대 주주제안) 등 4곳이 분쟁 및 주주제안 이슈로 의결권 수거활동을 의뢰했다. SK증권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건으로, 에스텍파마와 엘앤케이바이오·덕성은 폴라리스그룹과의 M&A로 인한 정관변경 이슈로 의결권 대행을 맡겼다.

로코모티브는 지난 3월 한달간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8개 회사 총 주주 23만3000명 가운데 1만7000명 대상으로 의결권 확보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결권 수거율 97%를 달성했다.

특히 전체 8개사의 필요 의결권은 발행주식 대비 최저 1.53%~최대 13.54%로, 평균적으로는 6.62%의 추가 의결권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목표달성율 86.6%를 기록한 JB금융지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7곳은 102%~111%이상의 목표 수거율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성 로코모티브 대표는 “행동주의 사모펀드부터 소액주주까지 주총을 활용해 기업들에게 다양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급증해 그만큼 의결권 대행 의뢰도 늘었다”며 “주소지가 불투명한 사례가 많고, 주주제안이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는 기업의 경우 주주들의 의결권 거부율도 높아 과거 단순 주주 방문 및 위임장 수령에서 이제는 IR과 PR 등 복합적으로 진행돼야 성공률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코모티브 분석결과에 따르면 의결권 확보를 위한 주주 거주 확인 단계에서 미거주 및 미확인 등의 비중은 52.08%로 절반을 넘었다. 이후 의결권 수거 단계에서도 10명 중 2명만이 의결권을 넘겨줘 거부 비중(1.5명) 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그쳤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제안이 있는 경우 거부 비중은 10명 중 2명으로 높아지고, 찬성은 1.5명으로 떨어졌다. 주식 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수익 실현이 어려워진데다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한 연대 활동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다올투자증권 정기 주주총회 [사진=로코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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