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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갈등에 범행"…푸들 19마리 잔혹살해범 검찰 송치

황효원 기자I 2022.02.07 13:58:42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푸들 10여 마리를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인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40대 피의자의 범행 동기를 ‘집에서 키우던 푸들 때문에 빚어진 가정불화’로 판단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7일 전북경찰청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은 A(41)씨에 대한 수사를 완료하고 불구속 기소 결정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 말까지 군산의 한 사택에서 전국 각지의 푸들 21마리를 입양받아 13마리를 학대해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푸들을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강제로 물을 먹이거나 불로 지지는 등 잔혹한 학대를 일삼았다.

입양한 21마리 푸들 중 2마리를 선호하는 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양했으며 1마리는 입양 과정에서 견주 집으로 되돌아갔다. 경찰은 남은 18마리 중 피해자(전 견주)가 확인된 13마리에 대해서만 혐의를 적용했으며 나머지 5마리는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아 공소유지 차원에서 제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불화를 이유로 푸들을 학대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사체 등 사체 총 12마리를 확보했다. 학대를 당한 강아지들은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됐다.

정부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입양을 위해 견주들에게 자신의 신분증과 사택 사진을 보여주며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을 보낸 견주가 개의 안부를 물으면 “산책하던 중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입양을 보낸 어느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게시물을 본 또다른 피해자들이 여럿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의 신상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은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21만327명의 동의를 얻고 종료됐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4일 해당 청원에 답변했다. 김 차관은 “A씨 신상공개 요구는 현행 법령상 살인과 강도, 강간 등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를 대상으로 해 이번 사건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회 계류 중인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과 국회의 논의를 앞둔 ‘민법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해 실질적인 동물학대 범죄 처벌, 동물보호 제도 마련에 큰 진전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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