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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 1년…"지방의원 10명 중 1명 조례 발의 0건"

이영민 기자I 2023.09.21 14:13:20

경실련, 의원 입법실적 조사 결과 발표
미발의 의원 15명은 겸직으로 돈벌어
"미발의 의원은 정당이 공천서 배제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해 6월 전국지방의원선거에서 당선된 의원 424명이 1년간 조례를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며 지방의회가 의정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전국 지방의원의 조례 발의 실적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지방의원의 1년간 조례 발의 실태를 공개했다. 경실련 관계자들은 미발의 의원 중 15명은 겸직으로 수익도 얻고 있다며 불성실 의원들을 다음 선거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의정 활동에서 지방의회가 국회보다 성적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주에 공개한 국회의원 입법실적 조사에서 하위 10명은 3년간 6건을 발의했다”며 “연간 2건은 발의한 셈인데 지방의회는 1년간 1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법 실적이 많다고 해서 잘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의원들은 주민 대신 입법활동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1건도 발의하지 않은 건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226개 기초의원은 1인당 평균 2.74건씩 조례를 발의했다. 전체 의원 10명 중 1명(11%)인 424명은 같은 기간 대표 발의된 조례가 없었다. 이런 현상은 광역의회 의원(65명)보다 기초의회(359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기초의회 조례 미발의 의원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으로 281명 중 66명(23.5%)이 조례를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 뒤이어 경남(16.7%)과 서울(14.1%) 순으로 높았다. 광역의회 경우 조례를 발의하지 않은 의원 비율이 강원특별자치도(20.4%)와 경상남도(20.3%), 경기도(14.2%) 순서로 많았다.

경실련은 겸직으로 수입을 얻는 광역의회 의원 15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최윤석 경실련의정감시센터 간사는 “겸직 수행이 의정 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며 “부산과 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겸직 보수액마저 공개하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발의 의원 수는 정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발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19명, 국민의힘은 45명으로, 더불어민주당보다 국민의힘에서 약 1.40배 많았다.

박경준 경실련의정감시센터 센터장은 “지방의 현실에 맞게 조례를 제·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조례 발의를 등한시하는 의원이 계속 활동하도록 두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의회활동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공천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정당에서도 각성해야 한다”며 정당에 대안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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