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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보다 아파트값이 오른 곳은 비규제지역 2곳(1.2%)에 불과하다. 하락 지역은 170곳(96.6%)에 이른다. 서울 아파트값도 0.34% 빠졌다. 2012년 6월 둘째 주(-0.36%) 이후 조사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이다. 내림세는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송파구(-0.60%)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동구(-0.45%)와 성북구(-0.44%), 노원구(-0.43%)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 인천 아파트값은 각각 0.51%, 0.41% 내렸다. 파주시(-0.82%)와 인천 연수구(-0.69%)·서구(-0.66%), 화성시(-0.64%)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이 중 파주시는 9월 부동산 비규제지역이 됐지만 반등하지 못하고 낙폭만 깊어지고 있다.
비수도권 아파트값은 0.24% 하락했다. 광역시 지역과 세종시에서 각각 0.30%, 0.40%, 도(道) 지역에서 0.19% 떨어졌다. 대구(-0.36%)와 경남(-0.33%), 부산(-0.32%), 울산(-0.25%) 등 영남 대도시권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원은 “가격 하락 우려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과 추가 금리 인상 예정에 따라 매수문의 극소한 상황”이라며 “현재 급매물에서 추가적인 가격 하향 조정돼도 거래 성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하면서 하락 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마저 팔리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은 사실상 최저가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호재마저 악재에 가려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76㎡형이 19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가 20억원 밑으로 내려간 건 2020년 말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현재 호가는 19억원까지 내려갔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9년 만에 정비계획이 확정됐지만 지금 같은 하락장에선 이런 호재도 무용해졌다.
전세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37% 하락했다. 역시 조사 이래 최대 낙폭이다. 서울과 수도권(서울 포함) 전셋값은 각각 0.43%, 0.51% 떨어져 전국 평균보다도 크게 하락했다. 전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자가 월세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시장에 물건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4만9123건으로 한 달 전(4만36건)보다 22.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