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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파운드리 인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호황 올라탄다"(종합)

배진솔 기자I 2021.10.29 15:39:38

키파운드리 100% 인수, 사업분리 17년만에 다시 품어
'품귀 현상' PMIC·DDI·MCU 등 시스템반도체 주력
키파운드리 인수로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물량 2배 증가
"주요 국가 규제 승인 얻어 키파운드리 인수 마무리할 것"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17년 만에 다시 품에 안았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는 200㎜(8인치) 반도체 웨이퍼 기반의 키파운드리를 활용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9일 매그너스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파운드리 모체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다. 현대전자와 1999년 합병한 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후 하이닉스가 경영난을 겪으며 2004년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분리, 매그나칩반도체로 사업부가 옮겨졌다. 키파운드리는 지난해 매그나칩이 파운드리 사업부만 분리해 매그너스사모투자(PEF)에 매각하며 신규 설립된 회사로 현재 독자적인 파운드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당시에도 SK하이닉스는 사모펀드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청주에 본사를 둔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200㎜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과 공업용수, 전력 등 기반시설을 공유하고 SK하이닉스로부터 직원용 기숙사까지 임차해 공동으로 사용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인수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200㎜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키파운드리 생산능력은 SK하이닉스 200㎜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와 비슷한 월 8만 2000장 규모다. 인수 후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량은 2배로 늘어난다. 200㎜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호황을 이어간다. 200㎜ 파운드리는 300㎜(12인치) 공장에 비해 수익성은 낮지만 단가가 저렴하고 소량 생산이 가능해 자동차용 반도체와 이미지센서·DDI 등 시스템반도체에 적합하다. 업계에선 최근 수급난을 겪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200㎜ 파운드리 호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옵션을 두고 검토하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 대회’에서 “200㎜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국가 규제 승인을 얻어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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