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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 청년층 연체율만 오른다…금리상승기 연체율 1.9%p↑

최정희 기자I 2022.03.24 11:00:00

한은, 3월 금융안정 상황 점검
취약 청년층 연체율 작년말 5.8%, 3개분기 연속 상승
타 연령층 연체율은 7개 분기째 하락
금리상승기에 취약차주 연체율 1.9% 올라
10명 중 1.7명은 잠재 취약차주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의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 등에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20~30대 청년층은 예외다. 취약차주 청년층의 연체율은 작년말 5.8%로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월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6월과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하고 금통위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하는데 3월과 9월엔 금융안정 상황만 점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 중 취약차주 비중은 작년말 차주 수 기준으로 6.0%, 대출잔액 기준으로 5.0%로 2018년 9월말(7.7%, 6.5%)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취약차주란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빚이 있으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 점수 664점 이하의 저소득·저신용 차주를 말한다.

특히 최근 들어 20, 30대 청년층 취약차주의 신용 위험이 여타 연령층보다 커지고 있다. 각 연령별 차주 중 취약차주 비중은 청년층이 작년말 6.6%로 여타 연령층 5.8%보다 높다. 이들의 연체율도 5.8%로 작년 6월말 이후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다. 여타 연령층의 연체율이 5.5%로 2020년 6월말 이후 7개 분기 연속 하락세인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청년층이라도 비취약차주의 경우 작년말 0.1%로 코로나19 위기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약차주 중 자영업자 비중도 높은 편이다. 차주 수 및 대출 잔액 기준으로 12.1%, 21.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10.6%, 19.6%)보다 높다. 취약차주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작년 9월말 105.5%로 여타 취약차주(59.6%)보다 높다. 그나마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대출 확대, 금융지원 조치 등에 4.4%(작년말)로 여타 취약차주(5.8%)보다 낮은 수준이다.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대출 금리가 높아질수록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취약차주 연체율은 금리 상승기(2016년 4분기~2019년 1분기)에 1.9%포인트 상승했다. 만약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가 사라질 경우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여건이 나빠지면 바로 취약차주로 전락할 ‘잠재 취약차주’의 비중도 작년말 16.8%로 상승했다. 10명 중 1.7명은 잠재 위험군이라는 얘기다.

취약차주의 대출 특징은 신용위험이 큰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신용대출, 기타 대출 보유 비중이 55.6%로 비취약차주의 비중(42.6%)보다 높았다. 또 이들은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60.6%로 비취약차주(39.8%)에 비해 높다.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 여전사 등에서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대출 부실 증가시 취약차주 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도 우려된다”며 “비은행 등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자본확충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당국도 취약차주 신용위험 증대가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과 소득 측면에서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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