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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대만달러 하락

최정희 기자I 2021.04.13 13:10:26

美 재무부,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모두 충족
"대만달러, 장초반엔 美달러보다 오르다가 마감에선 하락"
대만달러, 3월 고점 대비 2%대 하락

(출처: FT)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대만이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에 대만달러가 하락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체제에서 미국과 대만이 우호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앙은행 양진룽(楊金龍) 총재도 지난 달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재무부는 △1년간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2% 초과 △외환시장 달러화 순매수 비중 GDP 대비 2% 초과 등의 기준을 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양진룽 총재는 “미국이 대만과의 무역흑자를 줄이려면 반도체 칩 판매를 사지 말아야 하나 미국은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대만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란 의혹은 지난 2월 브레드 세처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고문으로 임명된 이후 높아졌다. 세터는 대만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통화 헤징 전략을 비판했다. 대만 달러는 1월, 2월 장 초반에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약세로 끝나는 일이 잦았다. 중앙은행이 통화절상을 제한하고 수출 산업을 지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ING의 아이리스 팡 애널리스트는 “대만달러 외환시장에서 매우 이상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달러는 3월초 고점에서 2% 이상 하락했다. 물론 대만달러가 하락한 것은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외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대만 증시에 상장된 TSMC 등의 주식 매도 등의 영향도 크다.

대만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무역법 301조’의 대상이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FT는 “미국이 대만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더라도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이 대만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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