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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돌아온 외국인…바스켓에 뭘 담았나

최정희 기자I 2019.12.31 17:27:37

규모는 6200억원 수준으로 미미
영업이익·목표주가 상향 종목 집중 매수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5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한 일부 차익실현이 나타나면서 순매수 규모가 6000억원으로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들이 내년 영업이익 개선폭이 큰 곳들이라 주가 상승 탄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12월 한 달 간 6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작년 7월 2조원 가량을 순매수한 이후 5개월 만의 매수세다. 같은 해 8월부터 11월까지 무려 6조86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적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은 12월 들어 20일까지만 해도 순매수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했으나 그 뒤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팔아치우며 순매수 규모가 62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9일 장중 5만7300원, 27일 9만7000원을 찍어 연중 최고가를 경신한 데다 12월 한 달 간 10.9%, 16.3% 올라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팔았어도 12월 한 달로 놓고 보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도 이들이다. 삼성전자는 3900억원, SK하이닉스는 3500억원 매수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보여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등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 1분기부터 디램(DRAM) 가격이 오르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올렸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10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높였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업종 뿐 아니라 삼성전기(009150)(28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253450)(1100억원), 엔씨소프트(036570)(1100억원), 카카오(035720)(887억원), DB하이텍(000990)(828억원), NAVER(035420)(805억원) 등도 적극 매수했다. 이들 역시 내년 영업이익이 개선되거나 증권가 목표가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이란 공통점이 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가도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렸다. 적자 사업인 고밀도회로기판(HDI)사업을 정리한데다 카메라모듈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네이버의 자회사(라인과 야후재팬 통합) 가치 상승 기대에 목표가를 19만원에서 21만5000원으로 높였다.

카카오와 DB하이텍은 5G서비스 수혜주로 분류된다. 특히 DB하이텍은 5G시대에 대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흥행에 실적 상향이 예상되고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협력을 맺고 공급처 확대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일부 종목은 이미 12월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만큼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는 넉달 연속 상승한 영향에 12월엔 1.3%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12.6%, DB하이텍은 45.3%나 올랐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B하이텍은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과매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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