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순용 기자I 2021.04.23 15:03:00

수술·외상 후 발생, 치료 쉽지 않아 … 호아타요법 증상 개선에 도움 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외상 후 특정 부위에 발생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 질환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은 끔찍한 고통을 유발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교감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극심한 통증이 만성적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마치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뜨거운 것에 덴 듯한 느낌, 전기 오르듯 찌릿한 느낌 등 환자마다 다양한 통증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통증이 지속되는 탓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주로 골절이나 염좌 등 외상이나 수술 이후 발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팔이나 다리에 큰 손상을 입은 후 발생하기도 하지만 작은 손상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은 신체의 한 부위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정상적인 부위에서 느낄 수도 있다. 보통 3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가장 강력하다는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 완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치료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질병이 초래될 수도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원인이 불분명한 1형과 신경 손상이 명확한 2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호발하며 흔하지 않지만 소아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수술이나 외상 이후 어느 정도 상처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몇 개월을 진통제로 투여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주변부로 확산되고 색깔이 변하는 등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통증 양상 때문에 꾀병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꾀병이 아닌 난치성 질환으로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통증 악화 및 만성화를 막을 수 있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체계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칫 일시적인 가벼운 통증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통증 양상이 더 악화되는 게 일반적이어서 가급적 초기에 진단받아 재활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발병 원인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 명확하게 입증된 치료법이 없다. 또 체계적인 의학적 지원체계도 부족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기도 부담스럽다. 현재로서는 통증을 최소한으로 조절하는 게 치료 목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증 경감을 위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항우울제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일시적인 통증 완화만 가능할 뿐 근본적으로 통증을 해결할 치료방법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나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물리치료 등 여러 비수술적 치료에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경막외신경 차단술, 관절강내 주사요법 등 신경차단요법이나 뇌 운동피질자극술, 시상자극술 등 중재적 통증 치료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기존 전기자극 치료보다 더 높은 전압으로 미세전류를 공급해 피부 깊숙히 있는 병변 부위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호아타요법이 활용되고 있다.

이 치료를 통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나타나는 병변 부위에 전류를 흘려 보내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아데노신3인산 생산이 늘어난다. 또 세포 사이 사이에 남아 있는 림프 찌꺼기를 녹아나와 배출되면서 세포 재생을 돕는다.

심영기 원장은 “세포 활성화와 세포 간 노폐물 배출은 통증 완화로 이어진다 ”며 “주기적으로 치료하면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과 면역력을 동시에 회복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치료가 늦을수록 통증 부위는 더 넓어지고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조기치료와 함께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을 유발하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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