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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테일러준칙 적용해 금리 낮추라는 주장 동의키 어렵다

김남현 기자I 2014.09.01 12:55:00

LG硏·현대硏 잇따른 보고서에 반박
테일러준칙 현재 저금리는 물론 느린 금리인상 설명 어려워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한국은행이 테일러준칙을 기준으로 적정 기준금리 수준이 지금보다 낮아야 한다는 민간연구소 주장을 반박했다. 테일러준칙이 금융위기전 과거잣대일수 있는데다 지금의 선진국 저금리 현상이나 선진국의 느린 금리인상 가능성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이 준칙을 적용해 적정금리 수준을 추정 발표하면서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

1일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결정은 경제를 바라보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시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면서도 “민간경제연구소들이 테일러준칙을 어떻게 적용해 분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봐야겠지만 테일러준칙만으로 적정금리 수준을 분석한다는 것은 과거행태다. 이를 잣대로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동의키 어렵다. 주요 선진국들이 왜 포워드가이던스를 내놓고 있는지를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행태들이 그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이 오래가고 있다”며 “테일러준칙을 적용한 적정금리 수준 분석은 맞지 않는다. 단순히 추정한 테일러룰을 갖고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는데 쉽게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테일러 준칙이란 미국 경제학자 존 테일러(John B. Taylor) 교수가 제시한 통화정책 운용준칙으로 적정 인플레이션율과 잠재 경제성장률(GDP) 아래에서의 균형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앞서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12일 ‘거시경제정책 추가 확장 여지 있다’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이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하락으로 낮아진 명목금리 수준을 고려한다면 2012년 이후 통화정책은 완화가 아니라 긴축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10년 4분기 이후 경기중립적 명목정책금리로 2.85%를 적용할 경우 2012년 2분기 이후 정책금리 수준은 테일러 준칙이 제시하는 범위보다 높으며 2014년 2분기의 경우 상단에 위치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9일 ‘통화상황지수와 적정금리 추정’ 보고서를 통해 경기와 물가에 동일한 가중치를 주는 1993년 테일러준칙을 적용할 경우 적정금리 수준은 올 2분기 현재 1.76%라고 추정했다. 또 추가적인 경기에 좀 더 가중치를 주는 1999년 테일러준칙으로 추정한 적정금리 수준은 앞선 1993년 테일러준칙 적용때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중립적 실질금리 등을 어떻게 시산하느냐에 따라 다를수 있다. 이를 통해 금리수준이 완화적이다, 인하여지가 있다, 긴축적이다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며 “테일러준칙으로 지금의 저금리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포워드가이던스를 밝히고 있는 해외사례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금리인상이 과거보다 점진적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테일러준칙만을 적용할 경우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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