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버티는데…사지 내몰린 中企 "최저임금 최소 동결"

김호준 기자I 2020.07.07 11:17:52

중소기업단체협의회, 2021년 적용 최저임금 기자회견
"中企·소상공인 생존 기로…최소 동결해야" 호소

중소기업단체협의회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1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각종 대출과 정부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너무 힘겹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눈물의 호소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고용충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 동결 혹은 삭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이하 중단협)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1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19 충격이 커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사업 존폐를 고민하는 실정”이라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중소기업도 살리고 근로자 일자리도 지키는 쪽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은 올해(8590원)보다 16.4% 오른 1만원으로, 경영계 최초 요구안(8410원)과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의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를 경우 ‘신규 채용 축소’(44.0%)와 ‘기존 인력 감원’(14.8%) 등 고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단협은 입장문에서 “최근 3년간 32.8% 인상으로 최저임금을 못 주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하고, 음식점 등 소상공인 업종은 40%가 넘는다”며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8590원이고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월급 180만원이지만, 실제 경영자가 지불하는 인건비는 4대 보험료, 퇴직충당금 등 법정 비용을 포함하면 월 223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조사에서 중소기업 대표자 88.1%와 근로자 56.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이는 고통분담을 통해서라도 기업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지켜야겠다는 간절한 의지의 표출”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중단협은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며 “중소기업계도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지만, 근로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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