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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하는 중국…지난해 혼인건수 사상 최저

김겨레 기자I 2023.06.12 15:03:56

중국 혼인건수 683만건…9년만에 반토막
결혼적령기 인구 감소·성비 불균형에
"결혼·출산 필수 아냐" 가치관 변화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해 중국의 혼인건수가 통계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만혼·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겹친 결과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혼인건수는 683만3000건으로 전년대비 80만3000건(10.5%) 감소했다. 이는 혼인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2013년 1346만건으로 최대를 기록한 이후 9년 연속 감소 중이다. 2019년 1000만건 아래로 떨어진 혼인 건수는 2020년 800만건, 2021년 763만건, 지난해 683만건으로 내려 앉았다. 2013년과 비교해선 9년만에 49.3% 급감했다.

중국의 혼인 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는 한 자녀 정책 등으로 결혼적령기 인구가 줄어든데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니라는 가치관 변화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중국의 출생아는 1987년 2508만명을 기록한 뒤 감소 추세다. 또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도시에서 성장해 긴 교육 기간을 거친 데다 치열한 취업 경쟁으로 결혼을 미루는 만혼 세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중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28.67세로 2010년 평균 초혼 연령(24.89세)보다 3.78세 높아졌다.

결혼 가능 인구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성비 불균형도 문제다. 1990년대 중국의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5명 이상이다. 중국의 인구학자들은 지난 30년간 여아에 비해 2000만~3400만 명의 남아가 더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혼할 여성이 부족해지면서 과도한 ‘차이리’(彩禮·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 측에 주는 지참금) 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가치관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인구 전문가이자 광둥성 정부 참사실의 둥위정 연구원은 “현재 청년들의 결혼과 육아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결혼과 출산을 인생의 필수 요건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혼인 건수 감소는 출산률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인구가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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