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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내년 3월까지 40만명 뽑는다”…대부분 구직자 기피 일자리

최정훈 기자I 2021.12.29 14:47:30

고용부,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
내년 3월까지 기업 채용계획인원 39.6만명…역대 최대 규모
미충원 인원도 11.4만명으로 10년 내 최대…“기피 일자리 대부분”
숙박·음식점업 종사자 22개월 만 증가세 전환…재확산세 미반영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내년 3월까지 기업이 39만 6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대부분의 일자리가 내국인 구직자가 기피하는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조업 등에서는 구인난이, 청년들을 중심으론 구직난이 발생하는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칭’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 숙박 및 음식점업의 종사자는 지난해 2월 이후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의 영향이 반영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15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기 화성시 소재 외국인고용 사업장을 방문해 방역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
내년 3월까지 기업 채용계획인원 39.6만명…역대 최대 규모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상용 5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채용 계획인원은 39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4%(14만 3000명) 늘었다.

이번 하반기 채용계획 인원은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부터 최저임금 급증과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25만 1000명으로 대폭 감소한 채용계획인원은, 지난해엔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23만 8000명까지 줄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채용계획 인원은 전체 채용계획 인원의 88.4%를 차지하는 3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4% 증가했다. 취업 준비생의 선호도가 높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도 4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했다.

직종별로는 경영·행정·사무직이 5만 1000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운전·운송직(4만 7000명) △영업·판매직(2만 9000명) △제조 단순직(2만 8000명) △음식 서비스직(2만 4000명)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제조업의 채용계획인원이 11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5만명) △운수 및 창고업(4만 4000명) △도매 및 소매업(3만 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미충원 인원도 11.4만명으로 10년 내 최대…“기피 일자리 대부분”

문제는 제조업을 중심의 대규모 채용계획 인원이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까지 미충원 인원이 11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충원인원은 사업체에서 적극적 구인에도 불구하고 채용하지 못한 인원을 뜻한다.

즉 제조업과 운수 및 창고업 등은 채용계획이 아무리 많아도 구직자가 찾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충원인원이 많은 산업은 제조업이 3만 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운수 및 창고업(2만 6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만 1000명) △도매 및 소매업(8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미충원율이 높은 직종도 운전·운송직(49.7%),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31.6%), 화학·환경 설치·정비·생산직(28.5%), 인쇄·목재·공예 및 기타 설치·정비·생산직(25.8%), 섬유·의복·생산직(25.0%) 등 대부분 제조업 직종이 포함됐다. 미충원 사유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3%),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1.3%) 순으로 높았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미충원 인원의 증가폭은 2011년 3분기 기준 이후에 최대 증가폭”이라며 “직능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에 맞지 못한 경우 내지는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인 경우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0월 기준 제조업의 부족인원은 11만 2000명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만 4000명이 늘었다. 부족인원은 채용여부나 채용계획과 무관하게 당해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의 가동,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필요한 인원을 뜻한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 22개월 만 증가세 전환…재확산세 미반영

한편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종사자 수가 지난해 2월 이후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로 인한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의 영향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고용부의 ‘1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숙박 및 음심적업의 종사자 수는 334명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세 이후 지난해 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숙박 및 음식점업의 종사자 수는 10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 줄었다.

정 과장은 “지난해 11월의 기저효과도 있지만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통계에서 나타나는 시점은 11월로 기대심리가 상당히 컸고 실제로 통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의 중단이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 현상 등이 12월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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