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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동양매직 인수 실패..가전·렌털 업계는 '안도'

민재용 기자I 2014.05.12 15:14:22

농협PE 동양매직 인수..업계 큰 지형 변화 없을 듯
동양매직 독립 경영 가능..농협 유통망과 시너지도 기대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축이 된 농협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동양 매직을 품게 됨에 따라 생활가전 및 렌털 업계 지형도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동양매직이 농협이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 등 유통채널과 연계할 때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百 생활가전 진출 실패..업계 큰 지형 변화없을 듯

농협 PE-글랜우드 컨소시엄이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관심기업이었던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생활가전업계는 안도의 한숨이다. 당초 동양매직 인수전은 현대백화점(069960), 교원, 쿠쿠전자 등의 SI 주축 컨소시엄과 각 사모펀드가 주축이 된 FI 컨소시엄 간의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수 후보군들이 동양매직 매각가를 2500억원 내외로 비슷하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회사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 등 SI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농협 PE 컨소시엄이 3000억 원대의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내 현대백화점 등 쟁쟁했던 인수 후보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FI의 과열 경쟁으로 매각가가 부풀려져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SI 주축 컨소시엄이 동양매직을 인수함에 따라 생활가전 및 렌털 업계에 당장 큰 지형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을 생산하거나 렌털 사업을 영위하는 쿠쿠전자, 교원그룹이 동양매직을 인수했을 경우 업계는 당장 시장 점유율 등 물리적 지형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업계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던 현대백화점 그룹이 인수할 경우 강력한 유통망으로 동양매직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경쟁사들은 긴장해 왔다. 현대백화점이 동양매직 렌털망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렌털업계도 숨을 죽이고 동양매직 매각 과정을 지켜봐 왔다.

◇동양매직 경영 안정 기대..장기적 성장 가능성

비록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SI 는 아니지만 농협 PE로의 인수도 동양매직에 자체에 그리 나쁜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FI들이 통상 피인수 기업의 기존 경영 방식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만큼 동양매직이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동양매직은 모기업인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에서도 독립 경영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아울러 농협 유통망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우선 농협이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과 연계할 때 제품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면·리 단위까지 뻗어 있는 농협 지점망을 유통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경영방향을 모두 바꾸려는 SI보다는 독립 경영을 보장해 주는 FI 컨소시엄으로의 인수가 현재의 동양매직에는 더 좋을 수 있다”며 “경영의 안정성만 뒷받침 된다면 동양매직은 향후 더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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