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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추진 중인‘백제문화권 핵심유적 중장기 조사연구 계획’(2021.2)의 하나로 진행하는 공주 송산리고분군 학술조사의 첫 발굴조사로, 29호분을 포함한 남쪽으로 넓게 뻗어 내린 정비구간을 대상지역으로 했다.
조사 결과, 6호분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29호분을 확인했다. 29호분은 천장을 비롯한 상부가 모두 유실된 상태였지만 하부는 잘 남아 있었다. 시신을 안치한 ‘현실’과 ‘연도’, ‘묘도’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묘)이다.
현실의 규모는 남북 길이 340~350㎝, 동서 길이 200~260㎝로 상당히 큰 편인데, 이는 송산리 1~4호분과 유사한 규모일 뿐 아니라 전실분인 6호분보다도 큰 규모여서 왕릉급으로 추정된다.
현실은 깬돌(할석)을 쌓아 축조한 후 내면에 회를 칠하여 정연하게 마무리했다. 바닥은 벽돌을 사선방향으로 깔았는데, 이러한 방식은 무령왕릉과 송산리고분군 6호분과 같은 구조다. 바닥에는 벽돌로 축조한 관대(무덤 안에 관을 얹어 놓던 평상) 2매가 확인되었는데, 동쪽의 관대(길이 약 250㎝)가 서쪽의 관대(길이 약 170㎝)보다 큰 편이다.
현실의 입구는 벽돌을 여러 단 쌓아서 폐쇄했다. 연도는 현실의 동쪽에 치우쳐 축조하였는데, 연도 바닥도 현실과 같이 벽돌을 깔아 시설했다. 묘도는 대부분 유실되어 약 2.7m만 남아 있는데, 묘도가 시작하는 부분에서 벽돌을 이용해 축조한 배수로를 일부 확인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29호분은 석실 구조라는 점에서 1~5호분과 같은 양식이지만, 바닥과 관대에 벽돌을 사용한 점에서 전실인 무령왕릉과 6호분의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송산리고분군 내 고분들의 축조 순서와 위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앞으로 남은 복원과 정비를 고려하여 디지털로 기록화했으며, 가상현실(VR) 제작을 위해 영상 촬영을 했다. 유실된 상부를 향후 복원하기 위한 3차원 입체(3D) 유형화(모델링)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