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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로켓 '누리호' 첫 완전체 공개···나로우주센터에 '우뚝'

강민구 기자I 2021.06.01 14:11:15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 총조립해 국산 발사대에 기립
한달 간 성능시험···10월 발사 준비 순항
고정환 본부장 "8년여만에 우리손으로 만든 기체 세워"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부아앙~’ 전남 고흥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대형 기중기(이렉터)가 15분 동안 로켓(누리호 인증모델)을 조금씩 들어 올렸다. 이내 로켓이 수직으로 세워지더니 로켓에 추진제와 가스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엄빌리칼 타워’의 결합 부분과도 합쳐지며 위용을 뽐냈다.

로켓 상단부에는 ‘KSLV-II(누리호)’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고, 참여 기업들의 로고도 빼곡히 채워져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이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대에 우뚝 선 순간이다.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달탐사 연합체에 가입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고, 한미미사일지침도 해제되면서 우주 탐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1일 우주 진출의 기본 수단이 될 국산 로켓의 ‘완전체’가 1일 공개됐다.

누리호 기립 다중노출 사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완전체 첫 공개

이날 공개된 로켓은 인증모델(QM) 로켓이기 때문에 실제 발사에 쓸 비행모델(FM) 로켓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크기와 같게 만들어 총조립부터 이송, 기립, 추진제 충전과 배출 등 전체 발사 운용 절차를 시험해 볼 수 있다.

로켓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부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조립동의 창고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로켓 윗 부분과 아랫 부분에는 이송장치(트랜스포터)가 함께 실려 이동을 도왔다.

누리호가 싣는 인공위성이나 광학장치는 온도나 습도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조장치가 함께 작동했다. 국산기술로 개발해 종합연소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4기 엔진 묶음(클러스터링)’도 선보였다. 발사대까지 거리 1.8km를 평균 시속 1.5km로 약 1시간 10분 동안 이동했고, 발사대 기립준비를 거쳐 오전 10시 15분께 기립까지 마쳤다.

누리호가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이동장면 드론 촬영 사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력 로켓 발사 토대…한 달간 성능시험

누리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010년부터 액체엔진 기반의 3단 로켓으로 개발해 왔다. 앞으로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는 10월에는 1.5톤급 더미위성을 실어 보내고, 내년 5월 발사에서는 0.2톤급의 성능검증위성과 약 1.3톤급 더미위성을 실어 저궤도에 보낼 예정이다.

이번에 로켓이 기립한 ‘제2발사대’는 국산 기술로 설계부터 개발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로호 때 썼던 ‘제1 발사대’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번 발사대는 국내 7개 기업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엄빌리칼타워부터 추진제 공급장치 등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누리호 기립까지 계획대로 이뤄낸 만큼 남은 검증 시험과 발사를 잘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고정환 본부장은 “나로호 3차 발사가 이뤄진 이후 약 8년만에 우리 손으로 만든 기체를 만들어 세웠다”며 “발사대에서 남은 성능시험도 모두 중요하며, 연료와 산화제 충전과 배출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심이 커지는 우주탐사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우주 진출을 위한 우주수송수단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지만, 누리호를 통해 기술력을 일정수준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우주발사체 기술로 인공위성 등을 스스로 쏘아 올리고, 국제협력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우연은 기립한 누리호에서 추진공급계 구성품 기능 점검, 추진제 충전과 배출 등을 다음 달 6일까지 시험할 계획이다.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본발사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10월 본발사에 활용할 로켓은 현재 1단과 2단을 조립하고 있다. 추후 각 단을 연결해 비행모델을 완성하고, 발사 하루 전에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할 예정이다.

권현준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발사대 인증시험을 완료한 후 발사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오는 10월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발사대에서 누리호에 대한 시험이 진행된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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