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울시청서 안내견과 일해요" 시각장애 이겨낸 최수연씨

김용운 기자I 2013.11.04 15:02:54

안내견 동행하고 근무하는 최초의 서울시 공무원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사람들 생각 변화 계기 되길"

1급 시각장애인이란 어려움을 딛고 서울시 7급 공무원이 된 최수현 주무관과 안내견 온유(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저와 온유의 모습이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좋은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1급 시각장애에도 불구, 공무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서울시청 공무원이 화제다. 지난해 가을 서울시 공무원 공채에서 일반행정 7급에 합격한 한 뒤 서울시청 장애인자립지원과에서 일하고 있는 최수연(29 여)주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최 주무관은 13세때 갑작스레 찾아온 시신경 위축으로 시력을 잃어 후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최 주무관은 우연찮게 공무원 시험은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시험지와 음성지원 컴퓨터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공직의 꿈을 키우게 됐다.

최 주무관은 시각장애복지관과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 공무원 수험교재를 점자 및 파일로 제작해줄 것을 의뢰한 후 그 교재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고 2년간의 공부 끝에 마침내 꿈을 이뤘다.

서울시청에서 장애를 이겨낸 인생승리의 주인공인 최 주무관보다 더 주목 받는 건 24시간 최 주무관의 곁을 지키는 안내견 ‘온유’다. 최 주무관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지난해 12월 삼성화재는 최 주무관에게 세 살짜리 시각장애인 안내견 온유를 기증했다.

이후 최 주무관의 출퇴근을 돕고 있는 온유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특유의 친화력와 온순함 덕분에 서울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만발이다. 지난달 29일 ‘청사 개방의 날’ 행사에서는 시청을 방문한 시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안내견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최 주무관은 “저와 온유가 살아가는 삶의 유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주고 우리가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서울시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제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