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소부장 이어 뉴딜 펀드…투자 방향성 알려주나

김윤지 기자I 2021.01.15 11:00:30

필승코리아 설정 이후 98% 수익률
뉴딜 펀드, 5대 운용사 고루 분배 ‘눈길’
일각에선 ‘투자 점지’라는 지적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운 펀드 투자에 나서면서 해당 펀드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5대 운용사 펀드에 고루 가입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책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직접 투자 쏠림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행보는 간접 투자를 독려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명까지 공개됐다는 점에서 ‘투자할 곳을 점지해주는 셈’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소부장 펀드’, 1년 반 만에 100% 수익률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8월 26일 일본 대(對) 한국 수출규제 국면에서 소재·부품·장비에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 ‘필승 코리아’ 펀드에 5000만원을 설정했다. ‘애국펀드’로 화제를 모으면서 이후 국회의원과 장관, 시·도지사 등 주요 인사들의 가입이 줄이었다. 그 결과 공모 펀드 부침 속에서도 1000억원이 넘는 설정액을 모았다.

‘소부장 펀드’로 불리지만 비교지수는 ‘100% 코스피’다. 지난달 기준 주요 보유 종목은 삼성전자(005930)(26.09%), SK하이닉스(000660)(4.16%), 삼성SDI(006400)(4.05%), 삼성전기(009150)(2.64%) 현대차(005380)(2.23%) 등 사실상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와 큰 차이 없는 대형주 중심이다.

한일 무역 마찰, 미중 무역 분쟁 등 갈등이 치닫던 시기에 설정된 데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익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3일 대표 클래스 기준 98.05%. 12일 오전 원금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에 대해 환매를 요청한 문 대통령은 13일 기준가를 적용 받는다. 문 대통령이 가입한 일자의 기준가는 1005.72원이었으나 13일 기준가는 95.96%로, 수익금 약 4798만원으로, 여기서 1% 안팎의 총보수를 뺀 나머지를 돌려 받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글로벌 트렌드 맞물린 뉴딜 펀드로 추가 투자

환매 절차에 따라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환매 신청 분을 받게 된다. 여기에 추가 투자금을 더해 5개 뉴딜 펀드에 1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가입을 밝힌 펀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1’ 등 공모 액티브 펀드 3종,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BBIG K-뉴딜ETF’,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 등 ETF(상장지수펀드) 2종이다.

국내 5대 주요 공모 운용사 상품에 고르게 분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중 뉴딜코리아 펀드는 지난해 9월 뉴딜 전략회의에서 민수아 삼성액티브운용 상무가 소개한 상품이기도 하다.

뉴딜 펀드로 묶이지만 포트폴리오는 제각각이다. ‘KB코리아뉴딜’(코스피 지수 100%)과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1’(코스피 지수 95%+콜금리 5%)은 코스피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아 보유 종목 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 비교지수 없이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한국형 뉴딜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지난달 기준 다나와(119860)(8.32%), NAVER(035420)(7.29%), 웹케시(053580)(6.23%) 등을 담고 있다. ETF 2종도 비교 지수가 다르다.

그 결과 수익률은 저마다 다르다. 지난 8일 기준 최근 한달 수익률은 ‘삼성뉴딜코리아’는 15.44%, ‘KB코리아뉴딜펀드’는 15.87%,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1’은 13.24%, ‘TIGER BBIG K-뉴딜ETF’는 8.10%, ,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ETF’는 6.36% 수준이다.

일부는 정부가 자본시장 버블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간접 투자를 장려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구체적인 상품이 노출되면서 특정 상품이나 특정 종목에 자금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홍콩계 증권사 CLSA는 ‘펀드매니저로 데뷔한 문 대통령’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펀드는 이미 크게 오른 업종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며 “정부는 버블 조장에 앞장섰고, 우리 모두는 버블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8월26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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