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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대우證 인수]석패한 KB금융..윤종규, 손보·캐피탈 지분늘려 `플랜B` 가동(종합)

최정희 기자I 2015.12.24 14:00:10

"비은행 수익비중 40%로 늘릴 것"
증권·생보 '매물찾기'는 이어질 듯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KB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이번 대우증권(006800) 인수까지 실패하면서 비은행 강화를 외쳐온 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24일 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KB금융과 윤 회장은 “이사회 논의를 바탕으로 대우증권 실사 결과와 앞으로의 시너지 등을 보고 인수 가격을 썼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더 큰 시너지를 보고 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며 자평했지만 인수후보군 가운데 자금력이나 명분에서 가장 탄탄했던 터라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증권사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KB금융이 과감하게 베팅했다면 오히려 주가엔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단 KB금융은 현재 계열사로 두고 있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율을 늘려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확대한다는 ‘플랜B’ 계획을 세웠다. 또 증권사 매물 찾기를 계속할 계획이다.

◇ 왜 또 실패인가..“증권사 매물은 계속 찾을 것”

KB금융은 2년 전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패키지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이번 대우증권 인수에서도 실패했다. 2년전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할 당시 NH농협금융지주와 붙으면서 간발의 차이로 실패한 반면, 이번 대우증권에선 미래에셋증권에 밀린 만큼 그 성질이 다르단 분석이 나온다.

2년전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참여 당시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선 NH농협금융보다 1000억원 더 써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생명, 저축은행에 대해선 마이너스 금액을 적어내면서 전체 패키지 금액에선 농협금융에 밀렸다. 그 만큼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지만, 결과는 어쨌든 실패였다.

그러나 KB금융이 이번 대우증권 인수에서 미래에셋증권에 3000억원이 모자라 밀린 것은 은행의 보수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지배구조의 차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미래에셋증권은 2조4000억원, KB금융은 2조10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30%의 프리미엄을 더해 가격을 써 낸 것 같은데 미래에셋증권은 오너 경영체제이다보니 박현주 회장이 원하는 만큼의 가격을 써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며 “가격을 높게 써 인수했더라도 주가엔 긍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ROA는 1%로 추정되고 있다.

KB금융의 증권사 매물 찾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속해서 적당한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KB금융이 대우증권만 한 매물을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쉬운 대로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대그룹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매각 일정이 불투명하다. 여기에 시장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생보사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매물로 나올 생보사를 찾기란 만만치 않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지배구조,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등이 고질적인 약점이라고 평가한다.

◇ KB손보·캐피탈 지분 늘려..비은행 수익 비중 40%까지 확대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하자 곧바로 ‘플랜B’를 가동해 새로운 전략 보강에 나섰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KB손보와 KB캐피탈의 지분율을 점점 늘려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9월말 33%에서) 40%까지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의 손해보험과 캐피탈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33.29%, 52.0%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우증권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답보상태였던 KB금융 사장직 임명에는 탄력이 붙게 됐다. SGI서울보증보험이 내달 8일 최종구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키로 하면서 김옥찬 전 서울보증 사장도 조만간 KB금융 사장직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KB금융은 10월 중순경 국민은행 출신의 김 전 사장을 KB금융 사장으로 임명해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려고 했으나 차기 서울보증 사장 결정이 미뤄지면서 인수전에도 차질이 빚어졌단 지적이 나온다.

한편 KB금융은 내년 ‘성장’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두고 은행의 지속적인 군살 빼기 등 기초체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무리한 수익 증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미래에셋, 대우證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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