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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장기 저인플레 용납 못해"..내달 부양책 시사

성문재 기자I 2014.05.27 15:08:01

"저인플레 리스크 경계..ECB가 책임져야"
유로화 가치 석달래 최저..이달들어 1.6%↓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수개월에 걸쳐 경기 부양책을 저울질해 온 마리오 드라기(사진·67)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부양 카드를 꺼내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유로화 가치는 석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드라기 총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개최된 ECB 컨퍼런스에서 “낮은 인플레와 인플레 기대감 저하, 여신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저인플레가 장기화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달 5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등을 포함한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ECB가 시중은행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경우 주요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이다.

드라기 총재는 또 “저인플레 장기화에 따른 위험 가능성에 대해 ECB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인플레는 기업과 소비자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8일 열린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로 7개월째 동결하면서도 “다음 달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을 만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환 리스크관리회사 로치퍼드캐피탈의 토마스 애버릴 매니징디렉터는 “ECB 발언을 종합해 볼 때 확실히 완화 쪽으로 기울어 있다”며 “유로화 가치는 상당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초 ECB의 추가 부양책 발표가 예상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26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지난 2월13일 이후 가치가 가장 떨어진 유로당 1.3615달러에 거래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4월30일 이후 유로화 가치는 1.6% 떨어졌다. 지난 1월 월간 1.9% 하락한 후 가장 큰 월간 낙폭 기록을 앞두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앞서 지난 1월 은행들이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유동성 조치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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