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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축하도 고급이 대세… ‘브라이덜샤워’ 호텔 찾는 신부들

김무연 기자I 2020.06.05 14:00:00

브라이덜샤워, 결혼 전 신부 위해 친구가 여는 파티
호캉스와 맞물려 호텔서 진행하는 경우 늘어
글래드, 코로나19 여파에도 한 달 패키지 20건 판매
200만원 훌쩍 넘는 패키지도 문의 쇄도

글래드호텔이 판매하는 브라이덜샤워 관련 이미지(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회사원 홍예지(30·여·가명)씨는 다음달 결혼을 앞둔 친구를 위해 신도림에 있는 서울 신도림 디큐브 시티에 위치한 쉐라톤호텔에서 ‘브라이덜샤워’(Bridal shower)를 열어줬다. 친구 3명과 25만원씩 각출해 총 100만원을 모아 호텔 방을 꾸미고 와인 등 음식을 마련했다.

홍씨는 “다소 부담이 되는 금액이지만 한 번뿐인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라 아까운 마음은 없다”면서 “주변에 결혼을 앞둔 사람들도 상당 수가 친구들이 브라이덜샤워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덜샤워가 하나의 결혼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과거엔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일부의 독특한 의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결혼을 앞둔 신부 대부분이 브라이덜샤워를 진행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만 보더라도 브라이덜샤워 관련 게시글만 60만 개에 달한다.

브라이덜샤워는 신부의 친구들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하는 파티를 뜻한다. 보통 파티룸이나 레지던스 객실을 빌려 진행하지만 특급 호텔 객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브라이덜샤워 패키지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이전 기준으로 월 50건 가까이 상품이 팔려나갔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월부터는 판매 건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한 달에 20건 가까이 판매하고 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글래드호텔은 지난 2018년 브라이덜샤워 패키지는 현재 시그니처 파티 패키지로 자리 잡을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면서 “객실 안에 작은 수영장이 있는 ‘풀스윗’ 객실에서도 즐길 수 있어 고객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브라이덜샤워 패키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반얀트리 호텔은 4월부터 야외 수영장 카바나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카바나 풀 샤워 패키지’를 선보였다. 210만원 수준의 고가 상품이지만 지난달에만 약 10건 이상의 예약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반얀트리 호텔 관계자는 “가격대가 높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빗하다는 점과 개인 풀에서 파티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상품을 출시하자마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호텔들도 브라이덜샤워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온니 원 모멘트’ 패키지에 온니 원 모멘트 데코레이션 옵션을 추가하도록 했다. 직접 고른 문구와 색상의 풍선 장식을 통해 브라이덜샤워를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랜드 하얏트 또한 특별 이벤트를 원하는 고객에 한정해 객실을 꾸미는 애드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라이덜샤워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호텔에서 파티를 즐긴다는 점에서 심리적 허들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호캉스가 일반화되고 브라이덜샤워도 독특한 문화가 아니라 보편적인 행사로 자리 잡아가면서 브라이덜샤워를 위해 호텔을 찾는 고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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