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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의 골자는 각 카드사의 페이 앱 서비스를 타사 카드사에게도 개방해 하나의 앱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각 카드사 페이 앱은 자사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하나카드 앱인 ‘1Q페이’에서 하나카드만을 사용할 수 있으며, 타사 카드를 결제에 이용할 수 없다.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 KB국민카드의 KB페이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금융사들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성을 극대화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에 앞선 지난 5월 카드사들은 ‘카드사 모바일 협의체 회의’를 열고 앱카드 연동 API 규격 개발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6개 전업 카드사와 BC카드, 농협은행의 NH농협카드 등이 간편결제시스템 개방에 원칙적으로 개방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적과의 동침을 불사하고 카드사들이 연합에 나선 것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송금, 결제, 본인인증 등에 두루 쓰이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신용카드 방식의 후불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며 카드업계 영역을 침투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 같은 적과의동침에 나서며까지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은 페이 결제액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간편결제 시장에서 혜택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에 빼앗길 수 없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평균 이용 건수는 1455만건, 이용액은 4492억원이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각각 44.4%, 41.6%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최근 소비 주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 2000년대 초반)가 빅테크 및 핀테크 플랫폼에 익숙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이달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2030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MZ세대 10명 중 9명이 핀테크로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겨제 서비스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수단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96.2%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이라고 답했다. 이어 은행 앱, 신용카드 앱 등의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가 뒤를 이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자사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핀테크의 공세까지 더해져 상호개방 시스템 구축에 카드사들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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