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방장관 2주째 두문불출…美, 경질 추측

김겨레 기자I 2023.09.15 16:41:23

FT "리상푸, 中당국 부패 조사 받고 경질된 듯"
軍장비 구매 관련 부패 의혹 추정
中당국 함구…리상푸, 제 2의 친강 되나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2주째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부패 혐의 등으로 면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친강 전 외교부장도 한달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7월 별다른 설명 없이 경질됐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 3명과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미국은 리 부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국방부장 자리에서 경질됐다는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리 부장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사실상 국방부장 복귀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중국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는 2017년 10월 이후 군사 장비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는데,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 부장은 2017년 9월부터 2022년까지 장비발전부장을 맡았다. 리 부장은 2018년 러시아 최대 무기 수출업체인 로소보로넥스포트로부터 무기를 구매한 혐의로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리 부장은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프리카 안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리 부장은 지난 7~8일 베트남과의 국방협력 연례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관리 2명은 로이터통신에 “행사 며칠 전 중국 측이 리 부장이 건강 문제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리 부장의 거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리 부장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당신이 언급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친강 전 외교부장을 별다른 설명 없이 경질한 데 이어 인민해방군 최고위급 두 명도 교체했다. 친 전 부장의 신변이상설이 제기된 당시에도 중국 외교부는 말을 아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친 전 부장이 해임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리 부장이 사라진 것은 중국 엘리트 정치가 외부 세계에 얼마나 폐쇄적인지 알려준다”며 “시진핑 주석 치하의 중국은 세계에 자신들의 결정을 설명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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