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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안되고 무조건 반값 교환…팔고나면 끝 '카카오프렌즈' 가전

김보경 기자I 2020.09.22 11:00:30

불량 여부 따지지 않고 구매가격 50% 내라
조악한 품질·번거로운 절차 AS 포기 많아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아 판매… 수리는 어려워”

(그래픽=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 캐릭터를 좋아하는 A씨. 얼마 전 지인의 선물로 라이언 모양의 가습기를 선물 받았다. 라이언의 귀여운 모습에 가습기를 쓰지 않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것도 잠시. 선물 받을 당시에 작동되나 확인할 때는 잘 되던 가습기가 한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몇 주 지나서 사용하려고 하니 작동을 하지 않았다. AS를 받으려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선물을 받은 지 얼마 안 됐고 사용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제품 불량으로 당연히 수리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달랐다.

고객센터에서는 “테크 상품의 경우 무상 AS는 1개월간 적용되며 이후에는 유상 AS로 진행된다. 유상 AS는 제품가의 50%를 지불하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제품의 수리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지인이 구입한 지 한 달이 지난 상태였다. A씨는 “사용을 안 한 제품이 불량이어서 AS를 받으려고 하는데 불량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제품 가격의 반을 더 내고 새 제품을 받으라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카카오프렌즈 공식 홈페이지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니 카카오프렌즈 제품 불량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이를 다시 돈을 더 주고 바꿔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카카오프렌즈. 패션&뷰티, 생활용품, 문구뿐 아니라 최근에는 소형 전자제품으로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판매 제품 종류가 늘고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소형 전자제품의 조악한 품질과 유상 AS 정책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프렌즈 공식 홈페이지의 제품 리뷰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는 이 회사의 제품 품질과 AS에 대한 불만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몇 번 사용하지 않았는데 고장이 났다는 품질에 대한 불만과 고장 난 제품을 AS 받으려니 무조건 유상 교환만 안내한다는 내용이다.

카카오프렌즈를 운영하는 카카오IX에 확인한 결과 이런 내용은 사실이었다. 카카오IX 관계자는 “기능이 있는 전자제품들은 한 달 안에 제품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무상교환을 해준다”며 “고객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한 달 내에는 무상교환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 달이 지나고 1년 이내에는 유상AS로 전환되며 고객이 원할 경우 제품 정상 판매가격의 50%를 내면 새 제품으로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한 달이 지났어도 제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경우 제품 불량 가능성이 크지만 따지지 않고 무조건 유상 교환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카카오IX 관계자는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로부터 공급을 받아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제품을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그래서 교환으로 AS를 진행하는 것이고, ‘제품 정상가격의 50%’는 해당 제품의 제조비와 왕복 배송비를 고려해 최소 금액을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교환도 카카오프렌즈가 직접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센터를 통해 해당 제품의 제조사와 연결해서 입금하고 새 제품을 받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카카오프렌즈의 소형 전자제품은 대부분 3만~6만원대의 가격이다. 같은 기능을 담은 다른 제품에 비해서는 ‘캐틱터값’이 있어서 비싼 편이지만, 절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제품은 아니다 보니 이런 교환절차와 비용에 대한 안내를 듣고는 번거롭게 생각해서 아예 AS를 받지 않는 소비자들도 많다.

카카오IX 관계자는 “유상 AS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만족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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