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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KT서브마린 최대 주주 된다…사명 변경도 추진

김은경 기자I 2023.02.06 13:56:52

4월 이후 콜옵션 행사 확정…LS서브마린 유력
LS ‘생산’ 서브마린 ‘시공’…해저 케이블 시너지
KT ‘미운 오리’ 서브마린, ‘LS’ 날개 달고 훨훨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S(006260)전선이 KT서브마린(060370)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 시행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해저케이블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업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오는 4월 이후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KT서브마린의 1대 주주가 되는 방안을 최근 내부적으로 확정 지었다. 앞서 LS전선은 지난해 10월 KT서브마린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52억원을 투입, 지분의 16%인 404만주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LS전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KT서브마린 지분의 42%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된다.

KT서브마린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사진=KT서브마린)
4월 이후 임시주총 열고 사명 변경 추진

LS전선이 최대 주주가 되면서 KT서브마린 사명에도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S서브마린 등의 사명을 예상하고 있다. KT서브마린 관계자는 “LS전선이 1대 주주가 된 이후 사명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명은 결정되지 않았고 내부 공모 등을 거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명은 4월 이후 임시 주총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LS전선은 KT서브마린이 보유한 시공 능력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KT서브마린은 해저 시공 전문업체로, 케이블을 바다 밑에 매설할 수 있는 해저 케이블 포설선 운영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제조 역량과 KT서브마린의 시공 역량을 결합해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해저케이블 생산은 LS전선이 전담하고 시공과 유지보수는 KT서브마린이 맡는 식이다.

이를 위해 LS전선의 자회사 GL마린은 지난 1일 KT서브마린에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을 390억원에 판매했다. 포설선은 바다 위에서 해저 전력 케이블을 시공할 때 필요한 핵심 장비이지만 KT서브마린은 2020년 포설선이 남해에서 화재로 침몰해버리는 바람에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KT서브마린은 대만과 베트남 등 아세안을 중심으로 해상풍력단지 건설과, 도서 지역 해저 연계 사업에 GL2030을 활용할 계획이다.

해저 케이블 고성장…KT서브마린 흑자 ‘청신호’

뛰어난 시공 능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수년간 이어진 적자로 KT그룹의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KT서브마린은 LS전선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해저 케이블 시장은 급격한 성장이 예고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 규모는 2021년 23억 달러(약 2조8566억원)에서 2025년 45억 달러(약 5조5890억원)까지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긍정적 요인이다. IRA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기 때문에 해상풍력 산업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LS전선 등 국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LS전선은 지난해 미국, 대만 등에서 1조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따내는 등 해저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북해 뱅가드 풍력발전단지에 4000억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공급키로 했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LS전선은 강원도 동해시 사업장에 약 26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국내 최대 높이인 172m의 초고층 케이블 생산타워(VCV타워) 등의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내년 4월 VCV타워 등 최신 설비를 갖춘 4공장이 완공되면 해저 케이블 생산 능력은 지금보다 1.5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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