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러 공세 막아야”…미·독, 우크라에 탱크 지원키로

방성훈 기자I 2023.01.25 14:27:12

미 'M1 에이브럼스'·독 '레오파드2' 지원 합의
독, 제3국 재수출도 허용…“美, 이르면 25일 발표”
우크라 도착 시기 불분명…우크라 "실제 인도돼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탱크)를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공격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두 국가 모두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전차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중대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주력전차 레오파드2.(사진=AFP)


미·독, 우크라에 주력전차 지원 합의…“이르면 25일 발표”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N방송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최소 30대 이상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 정부는 이르면 25일 공식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독일 정부도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를 최소 14대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독일은 또 다른 나라에 수출한 레오파드2의 재수출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레오파드2 지원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레오파드2가 다른 전차들에 비해 운용이 쉽고 디젤 연료를 사용해 연비가 효율적이어서 동부 전장에 즉각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폴란드, 핀란드, 덴마크는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드2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독일은 미국이 M1 에이브럼스를 보내야 독일도 보낼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미국은 M1 에이브럼스가 70톤에 달해 우크라이나의 다리와 도로에서 운용하기엔 무거울 뿐더러 연료 비용이 많이 든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속내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확전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봄 날씨가 따뜻해지면 러시아의 공세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서방 정보당국의 판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 우려, 미 의회의 압박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전차를 지원하는 것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는데 그치지 않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되찾는 공격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120㎜ 활강포와 7.62㎜ 기관총을 장착한 레오파드2는 최대 시속 70㎞(비포장도로에서는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어 기동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급조폭발물(IED)과 지뢰, 대전차 사격 등의 위협으로부터 전면 보호 기능을 갖추고 있다.

M1 에이브럼스는 120mm 활강포를 탑재하고 있으며 가속능력이 우수하다. 적외선 전방감시장치(FLIR)·레이저 거리측정기·탄도계산 컴퓨터가 장착돼 주·야간 전투가 가능하며, 화학·생물·방사선 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對)NBC 설비도 갖췄다.

CNN은 “숄츠 총리가 수개월 간의 (내부) 논의 끝에 레오파드2 지원이라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며 “우크라이나는 올 봄 러시아의 공세에 앞서 강력한 최신식 군용 차량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지상전이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엔 큰 타격이 될 것”고 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젤렌스키 “결정으로 마무리돼야”…실질적인 인도 촉구

우크라이나는 승리를 위해선 300대의 전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량을 지원받기는 힘든 실정이다. 지원 의사를 밝힌 서방 국가들이 전차를 다 보낸다고 해도 그 수는 최대 100대 정도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그 정도 수준이라도 전황에 변화를 가져오기엔 충분하다고 BBC는 내다봤다.

BBC는 다만 이들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되는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수개월 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칫 지원 합의라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상 연설에서 “전차 지원 협상은 반드시 ‘결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10~15대가 아니라 더 많은 전차가 필요하다”면서 빠른 결단과 실행을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는 강력 반발했다. 주미 러시아 대사는 미국과 독일의 전차 지원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또 다른 노골적인 도발”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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