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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게스트에, 머스크가 호스트 맡은 SNL '워스트'

성채윤 기자I 2021.04.27 11:48:04

출연진, 작가 등 SNS서 공개 반발 "머스크의 재산은 탐욕"
비평가 "시장 교란 시키는 자…프로그램 망칠 일 있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NBC방송을 대표하는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진행자로 발탁되자 비평가들에 이어 SNL 출연진, 작가 등까지 가세해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일론 머스크 CEO는) 아직 방송에 출연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부 출연진들로부터 혹평받고 있다”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전날 트위터에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 X의 우주선 ‘엔데버’가 국제 우주정거장에 성공적으로 도킹한 사실을 전하면서 “5월 8일 SNL을 진행하게 됐다”고 ‘깜짝’ 발표했다. NBC방송도 SNL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SNL 출연진인 보웬 양은 전날 머스크 CEO가 올린 “SNL이 어떤지 알아보자”는 내용의 트윗에 “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며 기분 나쁘다는 식의 답글을 달았다.

또 다른 출연진인 앤드류 디스뮤크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스케치하고 싶은 CEO는 셰리 오테리 뿐 (머스크 CEO는 아니다)”이라고 밝혔다.

출연진인 에이디 브라이언은 SNS에 부자들의 재산을 ‘탐욕’이라고 표현한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의 게시물을 공유해 머스크 CEO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트위터에 “우리는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두 사람이 미국인 소득 하위 40%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 순간에 와있다”면서 “이런 탐욕과 불평등은 부도덕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썼다. SNL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수디 그린도 이날 같은 게시물을 공유했다.

한편 비평가들은 트위터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지렛대로 시장 교란을 일으키는 자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번 머스크의 MC 발탁은) 트럼프가 호스트로 SNL에 출연한 데 이어 (SNL)시즌을 망치는 일이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머스크 CEO의 SNL 출연 소식을 두고 “재계 인사가 SNL 호스트를 맡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SNL 진행을 맡았던 정치인·기업가 중에는 1990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구단주였던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1996년 출판계 거물 스티브 포브스 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2015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 경선을 치르던 중 SNL 진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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