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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부른 목사 보수집회 모집…"회비는 애국헌금 처리"

장영락 기자I 2020.08.27 10:45:54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 매개가 된 광화문 집회에서 집회 참여자를 조직적으로 모집한 정황이 확인됐다.
25일 오후 광주 북구 각화동 모 교회에서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광주에서 광화문 집회 참여자를 모집한 문자 광고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 내용은 ‘8.15 국민 총동원 집회 광주 버스 광고’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로, 주최 측에서 참여자 확보를 위해 지역에 살포한 광고문자인 것으로 보인다.

문자 내용을 보면 “집회 시간 8월 15일 낮 12시, 집회 장소는 ‘광화문 이승만 광장’, 버스 회비는 3만원” 등이 적혀 있다.

이밖에 3식과 물 제공, 어린아이부터 버스 자리 하나에 3만원 등의 참여비가 설명돼 있고, “입금된 회비는 환불되지 않고 애국헌금 처리된다”는 안내 문구까지 있다. “출발시간은 오전 5시30분, 무등경기장 건너편 버스 승강장 출발” 등 계획도 담겼다.

입금계좌는 광주 남구 한 교회 목사 명의 은행계좌번호,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됐다. 방역 당국은 18일 이 제보를 받아 해당 목사에게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경찰 협조로 명단에 포함된 111명, GPS 조사로 파악한 인원을 모두 합쳐 광주에서 222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40명이 검사를 받아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를 받지 않은 82명 중 36명의 연락처를 확보해 검사를 독려하고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는 인원 등이 있어 2차 감염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광주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확진자가 교회 예배에 참석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왔다. 248번 확진자 A씨는 광화문집회에 참석 바로 다음날인 16일과 19일 성림침례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회 교인 28명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A씨는 24일 확진 판정을 받고도 교회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방역당국 조사에 뒤늦게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방문 시기와 A씨 확진 판정 확인 시기에 차이가 있어 이미 상당한 정도로 n차 지역감염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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