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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송제리 고분서 백제 '은제 장식' 출토

윤종성 기자I 2019.07.25 10:10:54

백제 성왕대 왕실 지배층 무덤으로 추정
청동잔 등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

▲나주 송제리 고분서 발굴된 백제 은제 관식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전남 나주 송제리 고분에서 6세기 초·중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제 은제 관식(冠飾)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전남기념물 제156호인 송제리 고분에서 훼손고분 기록화 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발굴조사 결과, 백제 성왕(재위 523∼554) 시기 은제 관식과 은제 허리띠 장식, 청동 잔, 말갖춤, 호박 옥 등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나주 송제리 고분은 1987년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고분이다. 연구소는 지난 2000년 간단한 실측조사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돌방 내부에서 발견된 관모장식 ‘은제 관식’이 눈길을 끈다. ‘관식’은 관모에 부착하는 장식으로 백제 지배층 고분에서 주로 나오는 유물이다. 이번에 발굴된 ‘은제 관식’은 장식 모양이 기존에 발견됐던 ‘은화관식(銀花冠飾, 백제 고위관료인 나솔 이상이 이마에 착용했던 장식품)’과는 다른 형태를 띠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 은화관식이 꽃봉오리 모양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 나온 관식은 풀잎 모양이다.

재질(은제품)과 제작기법(좌우 대칭)은 은화관식과 동일하지만, 함께 출토된 유물들을 볼 때 은화관식으로 정형화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웅진기 말에서 사비기 초의 공백을 메워주는 첫 사례라는 것이 연구소 측 평가다.

이밖에 청동 잔, 호박 옥, 장식칼 부속품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하며, 관못은 못 머리가 둥글고 은으로 감싼 원두정(圓頭釘)으로 주로 백제 고위층의 무덤에서 확인된다.

연구소 측은 “나주 송제리 고분의 유물은 이 무덤의 주인공이 가장 높은 위계의 인물이고 주로 활동한 시점은 백제 성왕대였음을 말해준다”면서 ‘무덤이 영산강유역의 중심지인 나주 복암리나 반남지역과 떨어져 위치하게 된 배경과 당시 이 지역의 정세 등은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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