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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리협약 공식 탈퇴…전세계 온실가스 감축 계획 '비상'

김인경 기자I 2019.11.05 11:09:27

폼페이오 "탈퇴 프로세스 돌입"..2020년 11월 4일 완전 탈퇴
트럼프 당선 후 '기후변화는 허구' 외치며 '성장'에 방점
세계 최대 경제대국 美 탈퇴 공식화로 파리협약 동력 쇠퇴 우려
"미래세대에 잔인한 일이자 세계를 덜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이 유엔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지 2년 5개월 만이다. 미국은 1년간의 절차를 거쳐 2020년 11월 4일 협약에서 완전히 탈퇴하게 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파리협약에서 탈퇴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약규정에 따라 유엔에 공식적으로 탈퇴하겠다고 통보했다”면서 “탈퇴는 통보로부터 1년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탈퇴 통보가 2019년 11월 4일인 만큼 딱 1년 뒤인 2020년 11월 5일 미국은 파리기후협약에서 완전히 나가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17년 6월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를 공개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협약 규정상 파리협약 발효로부터 3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이에 미국은 3년이 지나자마자 바로 첫날 탈퇴 통보를 밟게 된 것.

파리협약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정해진 목표치만큼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운데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25개국의 동의 속에 채택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의 환경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는 ‘기후변화는 허구’라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펼치며 환경규제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는 정책을 펴 왔다.

이날도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가 짊어져야 하는 불공정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협약 탈퇴라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협약에 탈퇴해도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파리협약 이탈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기까지는 1년이 걸릴 예정이다. 다만 2020년 11월 4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날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파리협약에 다시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라 파리협약 최종 탈퇴는 선거결과와도 밀접한 연관을 보일 전망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따라 협약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두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성장에 방점을 찍고 협약에 탈퇴하는데 다른 국가들에 기후를 위해 협약을 지키라고 말할 명분도 떨어진다. 특히 미국과 함꼐 양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앤드루 스티어 미 세계자원연구소 회장은 성명을 내고 “파리협약을 내팽개치는 것은 미래 세대에 잔인한 일이자 세계를 덜 안전하고 덜 생산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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