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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자산에 투자하자"…中국채 사재기 나선 외국인투자자들

이정훈 기자I 2021.06.08 14:25:12

5월말 외국인 中국채 보유잔고 366兆…두달 연속 역대최대
中국채 발행량 중 외국인 보유 10% 넘어…3년새 2배 껑충
경제성장에 높은 금리·위안화 강세…중앙銀·연기금 등 매집
"연준 긴축 선회땐 자금유입 줄 듯…위안화 하락도 변수"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상대적으로 높은 절대금리 수준과 지속적인 경기 회복세에 위안화 강세까지 겹친 탓에 중국 국채를 보유하고자 하는 외국인투자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두 달 연속으로 외국인의 중국 국채 보유잔고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국채 잔고는 2조1000억위안(원화 약 366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46%나 늘어난 것으로,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대 보유잔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전체 중국 국채 발행잔량 중 외국인투자자가 보유한 비중도 10%를 넘어서 불과 3년 만에 비중이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중국과 미국과의 정치·경제적 긴장 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국채의 절대금리 자체가 높아 투자매력이 큰데다 견조한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최근 크게 절상된 위안화 가치도 외국인 매수에 한몫하고 있다. 장창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각국 중앙은행들과 연기금 등이 주로 중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로 외환보유고를 운영하는 공적자금이나 가입자들의 중장기 자금운용에 쓰이는 연기금으로서는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존재감이 더 커지는 가운데 위안화까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 국채를 더 사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러시아 외환보유고에서 중국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6월만 해도 0.1%에 불과했지만, 3년 뒤인 지난해에는 12%까지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투자자의 중국 국채 보유액 및 보유 비중 추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례 없는 통화완화정책 탓에 주요 선진국 국채금리는 1%도 채 안되거나 제로(0) 수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중국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여전히 3%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츠 히데히로 골드만삭스 글로벌 채권 트레이딩부문 총괄은 “구미 연기금부터 헤지펀드까지 폭넓은 투자자 기반이 생겨나면서 중국 국채시장의 깊이가 매우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말부터는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글로벌 국채지수에도 중국 국채가 단계적으로 편입되면서 총 1300억달러에 이르는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국채 투자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와카바야시 노리히로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 도쿄지점장은 “중국 국채시장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비교적 안정성이 더 돋보인다”고도 했다. 현재 중국 국채에 대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일본과 같은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등에서의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중국에서 금리가 크게 뛰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이 같은 매수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츠 총괄은 “민간과 공공부문 모두 부채 부담이 큰 중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금리 상승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당국이 금리를 제대로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중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기모리 미노루 일본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연준이 통화완화 기조를 줄여 나가게 될 경우 미 국채금리가 다소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중국 국채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국채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 있고, 위안화 가치가 급반락할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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