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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상상상 뒤 반토막"…급등주 아이콘 `스팩` 투자 5계명

양희동 기자I 2021.08.26 12:00:00

금감원, 과열 양상 '스팩' 투자 주의 당부
합병시 주가 최대 30%할인…합병 3곳 중 1곳 실패
공모가 이상 투자시 투자 원금 손실 가능성 커
중복청약 금지 및 합병 진행 무산 위험도 있어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삼성머스트스팩5호(380320)는 지난 6월 17일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의 두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등 나흘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상장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이른바 ‘따상상상상’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공모가(2000원)의 6배에 육박하는 1만 1400원까지 급등한 이 종목 주가는 이후 하락을 거듭했고, 지난 20일엔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 수준인 4960원까지 추락했다. 상장 초반의 주가 급등세를 좇아 매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자료=금감원)
금융감독원은 올 들어 스팩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공모 청약경쟁률도 급상승하고 있어, 투자위험요소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스팩 투자시 유의사항’을 26일 소개했다. 스팩은 타(他)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공모 상장하는 명목회사다. 유망 비상장기업에겐 안정적 자금조달과 상장 기회를, 투자자에겐 합병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올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스팩 공모에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8월 스팩 IPO는 총 13건으로 공모금액은 1949억원이 모였다. 이는 전년 동기(12건, 1018억원) 대비 각각 8.3%, 91.5% 증가한 수준이다. 일반투자자의 청약경쟁률도 평균 ‘169.4대 1’로 전년(2.82대 1)대비 60배나 급증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이달까지 합병을 완료한 스팩은 7곳으로 전년동기(9곳)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현재 우리 증시에 상장된 스팩(8월 25일 기준)은 55개사로 주가는 전체 약 70%(39개사)가 2000~2500원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일부 스팩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스팩 공모주 청약이나 증시에 상장된 스팩을 투자할 경우 5가지 사항에 유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스팩은 영업활동이 없는 명목상 회사로 스팩의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합병가액은 주가에서 최대 30%까지 할인될 수 있고, △현재까지 스팩의 합병 성공률은 63.9%로 상장 후 3년내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및 해산되며, △주식시장에서 공모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스팩에 투자했다면 스팩 해산시 돌려받는 금액(공모가 안팎)이 투자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팩도 다른 기업공개(IPO) 공모주처럼 복수 증권계좌를 이용한 중복청약이 금지되며, △스팩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많거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클 경우 합병 진행이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스팩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수익은 물론, 합병 성공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팩은 통상적인 회사와 달리 영업활동으로 인한 수익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배당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이후 합병을 마무리한 스팩 24개사 중 주가를 할인해 2000원에 합병 가액을 결정한 곳도 83%(20개)에 달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스팩이 합병 성공 시점에 공모가 수준으로 주가가 결정되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팩이 IPO 및 합병시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투자위험요소 등이 충실히 기재되도록 심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합리적 판단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료=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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