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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정비도 못내"…소상공인 첫 재난지원금, 임차료 가장 많이 썼다

김호준 기자I 2021.09.13 14:12:07

소진공, '새희망자금 성과분석 보고서'
소상공인 첫 재난지원금인 '새희망자금'
고정비인 임차료와 인건비 내는 데 가장 많이 쓰여
만족도는 '63점'…소진공 "보통 이상 수준" 평가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상인들이 신청 방법에 대해 관계자에게 문의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첫 재난지원금 ‘새희망자금’이 임차료로 가장 많이 쓰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새희망자금에 대한 만족도는 63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효과를 정부 기관이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성과분석’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새희망자금 지출 중 ‘사업장 임차료’ 비중이 22.9%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임차료 다음으로 새희망자금이 많이 쓰인 곳은 ‘인건비’(16.2%)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등이 반복되며 소상공인들이 임차료와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조차 정부 지원으로 부담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새희망자금을 ‘원자재비’(15.0%), ‘부채 상환’(13.6%), ‘세금 납부’(11.2%)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진공은 지난해 11~12월 새희망자금을 받은 소상공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지원 효과와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국가승인통계를 이용해 새희망자금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발생한 효과를 정량·정성적으로 분석했다.

새희망자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9월 제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소상공인 약 251만명에게 처음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이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 사업체를 △집합금지 △영업제한 △일반업종으로 구분해 총 2조7633억원을 지급했다.

소상공인들은 새희망자금이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부분으로도 ‘임차료 지출’(4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종업원 인건비 지출’(13.7%), ‘원부자재 외상 매입 납입’(12.4%), ‘전기·수도·가스 등 각종 세금 납부’(12.3%) 등을 택했다.

소진공은 “지원금의 96.6%가 임차료, 인건비, 원재료 구입비 등에 사용된 것은 미시적 관점에서 볼 때 소상공인 영업유지와 폐업지연 효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새희망자금 지원 만족도는 100점 만점 기준 63.0점으로 조사됐다. 평가 항목 중 ‘지급 속도’가 평균 77.3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청 절차’는 68.4점, ‘지원 금액’은 53.1점 순으로 나타났다. 새희망자금 지급 속도에는 비교적 만족했지만, 지원 금액은 부족하다고 느낀 결과로 해석된다. 소진공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보통’ 이상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새희망자금의 취업유발효과는 4만9206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유발효과는 ‘숙박 및 음식점업’(1만4812명, 29.2%)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도매 및 소매업’(1만2908명, 26.2%),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5667명, 11.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새희망자금 지원에 따른 총 생산유발액은 4조9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생산유발효과는 숙박 및 음식점업(1조4458억원, 29.2%)에서 가장 높았다. 도매 및 소매업(1조589억원, 21.4%), 운수 및 창고업(5193억 원, 10.5%) 등 업종에서도 생산유발효과가 높았다.

소진공은 “새희망자금의 영업유지 및 폐업지연 효과는 거시경제 관점에서 볼 때 소상공인이 경영활동을 유지함으로써 생산 및 부가가치, 취업유발효과까지도 거둘 수 있게 했다”며 “단기적인 지원효과가 매출,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위한 장기적 대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희망자금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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