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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값은 ‘원유가격연동제’에 의해 결정된다. 연동제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하는데 전년 대비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일 경우에만 협상을 통해 조정한다. 증감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이 이뤄진다. 지난해는 가격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소비 상황을 고려해 동결하고 인상 시기를 올해로 8월로 미뤘다.
원유가격이 인상된 만큼 우유 가격 인상은 곧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상폭이다. 2018년 원유 가격 0.4% 이상 당시 우유업계는 우유 출고가를 3~4%대로 인상했다. 올해는 인상폭이 더 큰 2.3%이고,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상승 등의 압박 요인이 더해져 우유 가격이 더 뛸 전망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값이 오른 만큼 우윳값 인상은 필연적이라며 이달 중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먹거리 가격 인상 행렬에 우유가격 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의 식료품 가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유가격은 인상은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당장 제빵업계의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제빵업계는 올해 초 한 차례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밀가루 가격 인상에 달걀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우유 가격 인상까지 더해져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 빙과업계도 우유 가격 인상 수준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고,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상당수의 메뉴에 우유가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유업계에선 원유가격연동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유 가격이 우유 수요는 반영되지 않고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에 따라서만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여파로 우유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은 떨어져야 하는데 낙농산업 보호를 위해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로 가격은 올라가고 우유회사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