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주식

전재욱 기자I 2022.08.09 11:29:43

폭우로 곳곳 물에 잠겨 침수차 피해…강남 집중 관건
자동차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사 이익 감소할 여지
"수익 포트폴리오 따져서 투자시 고려할 변수"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폭우는 차량과 시설물 피해로 이어지기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보험사는 벌어들이는 이익이 감소할 여지가 있다. 상장사라면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9일 새벽 경기 용인 기흥구 보정공영주차장이 물에 잠긴 모습.(영상=방인권 기자)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중부지방에 내린 많은 비로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면서 이 일대 차량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상 자동차보험사는 사고가 나면 고객 책임 유무와 정도를 따져서 수리비를 지급하는데, 전날 폭우로 보험금 지급 대상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써 보험사 이익을 좌우하는 손해율이 상승할지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 수익이 낮아진다.

특히 전날 침수 사고가 주로 발생한 지역이 서울 동남권에 몰린 게 관건이다. 서울은 강남구와 서초구, 동작구 등 동남권 지역 피해가 컸다. 유동인구가 많아 차량 통행이 빈번하고, 소득 수준이 높은 편이라 고가의 차량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된 벤틀리 차량의 내부 모습.(사진=이영훈 기자)
실제로 장마를 비롯한 자연재해는 보험사의 이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험사에서 폭우와 폭설이 예보되면 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차량 운전에 유의할 것을 환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크다. 차량 사고가 전보다 잦아지기 때문이다. 현대해상화재보험(001450)이 교통기후환경연구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폭우는 농작물 피해로도 이어져 보험사고를 일으킨다. 농작물 재해보험 전체 손해율은 2015년 1.04%에서 2020년 5.09%로 증가했는데, 이상기후가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인의 이상기후 대응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는 지적한다.

풍수해 보험 비중이 높은 농협손해보험은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손해율은 지난해가 전년보다 8.2% 포인트 하락했는데 강수량 차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험사 수익은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투자 수익이 증가하면 손해율로 잃은 이익을 얼마큼 만회할 수도 있다. 아울러 상반기 손해율이 선방한 측면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 DB손해보험(005830) 3사의 2분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을 76.4%로 집계하고 “당연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례적인 (70%대) 상황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보험업종은 손해율이 얼마나 증감할지, 보험사는 손해율을 얼마나 관리할지에 따라 각각 투자 전망이 갈린다”며 “업종별 전망에 더해 회사마다 포트폴리오를 파악하는 것이 투자 변수”라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에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된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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