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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꿈' 항공작전사령부 재추진?…상륙함서 F-35B 운용 검토

김관용 기자I 2018.08.17 11:44:44

해군, 마라도함에 F-35B 탑재 방안 연구용역 발주
"주변국 동향 및 기술 고려, 운용 가능성 판단 필요"
항공전단→항공작전사령부 확대 개편 '오랜 꿈'
해군 "함정의 능력 범위 판단 위한 것" 확대해석 경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이 대형상륙함(LPH) 2번함인 ‘마라도함’에 미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는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 탑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해상작전헬기와 해상초계기를 운용하고 있는 기존 6항공전단에 전투기까지 더해 항공작전사령부 창설을 재추진하는 모양새다.

해군은 최근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LPH 미래항공기 탑재운용을 위한 개조·개장 연구’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해군은 입찰 제안요청서를 통해 “주변국이 상륙함과 호위함에 F-35B 운용을 위한 탑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주변국 동향과 기술 발전 추세를 고려해 향후 운용 중인 LPH에 F-35B 탑재 및 운용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17년부터 와스프급 강습상륙함(LHD)에 F-35B 탑재를 위한 개조·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20년까지 F-35B 운용을 위해 이즈모(Izumo)급 호위함을 개조한다는 계획이다. 호주는 캔버라급 LHD에 F-35B 탑재를 위한 개조·개장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F-35B 전투기가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와스프(LHD-1)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록히드마틴]
지난 5월 진수식을 가진 마라도함은 배수량 1만4000t에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2㎞)다. 병력 1000여명과 장갑차, 차량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마라도함은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오스프리 등은 탑재할 수 있지만, F-35B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갑판 등의 개조·개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군은 이번 연구용역 과제로 △외국 유사함정의 F-35B 탑재를 위한 연구결과 및 개조·개장 사례 △대형상륙함에 F-35B를 탑재·운용하기 위한 개조·개장 가능성 검토 △개조·개장에 따른 소요기간 및 비용 등을 제시했다. 연구 기간은 올해 12월 15일까지다.

해군은 추가확보하는 해상초계기에 더해 F-35B까지 도입해 항공작전사령부 창설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해군은 당초 차기 해상초계기로 미 해군의 퇴역 항공기인 바이킹(S-3B) 20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현재 준장급 지휘부대인 항공전단을 소장급 이상 지휘부대인 사령부로 확대 개편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바이킹 구매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고, 결국 최신 해상초계기인 미 보잉사의 P-8 포세이돈으로 기종이 결정됐다. 그만큼 구매할 수 있는 항공기가 줄어들어 항공작전사령부 창설은 어려운 상황. 장기적으로 F-35B 전투기까지 확보해 항공작전사령부 창설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해군 항공은 해상초계기 P-3C 8대, 개량형인 P-3CK 8대 등 총 16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해상작전헬기인 링스 23대, 와일드캣 8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P-8 포세이돈 구매와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해군 마라도함에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탑재할 경우 우리 군의 작전반경은 획기적으로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군이 F-35B를 도입하면 공군의 F-35A 도입 대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F-35A는 40대가 도입될 예정으로, 공군은 추가로 20대를 더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라도함의 F-35B 탑재 방안 검토 용역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미래 항공기술 발전 과정에서 우리 함정이 갖출 수 있는 능력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연구하는 것”이라면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항공력 확대 의지 관련 질문에도 이 관계자는 “독도함도 전용헬기는 없다”면서 “능력을 확보하느냐, 공군력을 갖느냐는 독도함 사례를 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항공력 구비와 함정 자체의 능력을 검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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