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사건, 추모행렬 계속…“공사·서울시,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황병서 기자I 2022.09.23 14:08:28

교통공사노조, 23일 ‘신당역 사건’ 추모
200여 명 조합원 길거리 가득 메워
“안전예산·인력충원 아끼지 말아야”

“다시는 (노동자가)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듭시다.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준비합시다. 그랬을 때만이 고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3일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신당역 사망 역무원 추모 및 안전대책 촉구 결의대회’에는 200여 명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원들이 참여해 고인을 추모했다.(사진=황병서 기자)
23일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신당역 사망 역무원 추모 및 안전대책 촉구 결의대회’에서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위원장이 말했다. 명 위원장은 “우리 여성 노동자가 그간 얼마나 아팠을까를 생각한다”면서 “잠잘 때, 일터에서 일할 때 수백 번의 바늘을 찍듯이 그 고통을 헤맬 때 우리는 지켜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지난 14일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결의하기 위해 열렸다. 참가자 200여 명은 파란 비옷을 입고 길거리를 메웠다. 참가자들은 ‘노동자로서, 여성으로서, 사우로서 추모합니다’ ‘안전한 일터, 안전한 노동’ ‘2인 1조 근무 약속 몇 시간 만에 찢어버린 공수표’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노동자로서 일터에서 희생된 피해자의 죽음을 추모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현 조합원은 “핏덩이 같은 자신의 딸을 잃은 유가족에게 하루빨리 서울시가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안전대책을 마련해, 유가족이 슬픔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이번 추모 기간과 투쟁을 통해서 공사는 서울시의 구조조정을 막아내고 싸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호철 조합원은 “이번 스토킹에 의한 살인은 한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만큼 잔인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사건”이라며 “하지만 신당역이 아닌 시청역, 삼각지역 어디서나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하지 않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를 향해 “안전 예산과 인력충원을 아까워하면 안된다”며 “40년 넘게 노후화돼서 기술을 개선해야 하고 야간 근무하는 여직원들 침실도 만들어야 하는 데 돈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연대 발언이 울리자 일부 참가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 도중에는 가수 임정득 씨의 추모 공연이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추모제가 끝난 후 시청역에 마련된 신당역 피해 직원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23일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에서 열린 ‘신당역 사망 역무원 추모 및 안전대책 촉구 결의대회’에는 200여 명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원들이 참여해 고인을 추모했다.(사진=황병서 기자)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

- 한동훈 "스토킹 범죄자도 전자발찌…무조건 붙인다는 건 아냐" - 스토킹 범죄자, 전자발찌 차고 처벌도 세진다…법무부 처벌법 개정안 예고 - 신변보호조치 신청 1위는 스토킹…"가해자 분리 방안 필요"[2022국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